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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21세기에 새롭게 풀어 쓴 현대판 민담,
열 폭 병풍의 무신도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가는 흥미만점의 상상놀이와 함께 실컷 즐겨보는 아주 특별한 그림 감상

어느날, 커다란 양산을 쓴 원님이 마을에 부임해 오셨습니다. 새로운 원님의 첫 임무는 몇년째 계속된 가뭄을 극복하는 것이었지요. 원님은 온 고을의 학자를 모아서 해결 방법을 찾아보지만, 도리어 무더위에 건강만 해칠 뿐이었습니다. 그때 동헌 안으로 두루미 한 마리가 날아듭니다. 한 학자가 그것을 보고 두루미를 잡아 몸보신을 먼저 하자고 주장하는데,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아이가 그것을 제지합니다. 그리고 아이는 두루미의 짝을 찾아주고, 흥겨운 무술 대회를 열면 용궁의 관리가 비를 내려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고을을 구한 원님』은 전형적인 민담의 형식으로 쓰여진 동화입니다. 옛날 어느 고을에로 시작해서 이 고을 꼬마들은 ~했다고 합니다로 끝나는 이야기는 사람들이 흔히 접해 온 이야기들과 같은 모습이지요. 게다가 등장인물과 서사의 전개방식 또한 민담의 표현 형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이 동화의 작가는 우연히 본 「무신도」의 그림에서 이 이야기의 힌트를 얻었다고 합니다. 다른 민담이 그렇듯이 터무니없고 허황된 이야기이지만, 흥미진진한 전개를 통해서 사람을 돕고자 하는 원님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20120203_06_01.jpg 20120203_06_02.jpg 20120203_06_03.jpg 20120203_06_04.jpg 20120203_06_05.jpg 20120203_06_06.jpg 20120203_06_07.jpg

출판사 보도자료

병풍 속의 기상천외한 그림을 통해본 재미와 상상놀이
한국민화를 소재로 하여 생뚱맞게 탄생한 새로운 민담

주공간에 인공위성이 떠다니고, 인간복제가 운위되는 21세기의 벽두에 옛 민초들의 케케묵은 이야기를 담은 설화/민담民譚이 새로 만들어졌다면 조금은 생뚱맞고 가당찮은 일이라 하지 않겠는가. 혹시 뜬소문은 아닐까? 그러나 이 그림책 『고을을 구한 원님』은 이른바 민담의 고정된 표현 양식대로“옛날 어느 고을에~”로 첫머리를 시작하고, 결말마저 “이 고을 꼬마들은…, 뛰어다니며 놀고 있다고 합니다.”라고 하여 전형적인 민담의 형식을 그대로 빼닮아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게다가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서사의 전개방식 또한 민담의 표현방식을 답습하고 있어 21세기형 민담이라면 딱 들어맞는 플롯으로 짜여 있다. 그래서 이야기 자체의 사실성이나 진실성을 크게 따질 필요가 없이 익살맞고 흥미진진한 사건의 줄거리 속으로 푹 빠져들게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의 이야기를 쓰고 그래픽을 한 이호백李鎬伯 작가는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쯤에 가회민화박물관(관장: 윤열수尹烈秀)에서 10폭 병풍에 그려진 이 무신도巫神圖를 처음 보게 되는데, 그때 불현듯 그 그림 속에 무슨 비밀이라도 숨겨져 있을 것 같은 신비한 느낌을 받았고, 나중에 한 번 그림책으로 풀어봐야겠다고 작심했다는 것이다. 당시 윤열수 관장으로부터는 이 병풍은 20세기 중반에 어느 무속인이 자신의 무당 방을 치장하고 신령스러운 기운을 높이기 위해 제작했을 것이라는 이외에 별다른 설명은 듣지 못했으나 유난히 화려하고 독특한 그림에 매료되어 이것을 프린트해서 책상 위 유리판 밑에 깔아놓고 쳐다보기를 7~8년, 어느 날 홀연히 이야기의 실마리가 풀려 책으로 엮게 되었다고 한다.

한 폭 한 폭 병풍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커다란 양산을 쓴 벼슬아치와 관료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여럿 나타나고, 말을 탄 무사와 무당 옷을 입고 연꽃을 들고 있는 아낙네, 아이들도 두어 명 보인다. 병풍의 위아래로는 뾰족뾰족한 산봉우리의 사이사이로 깃발과 당집, 폭포와 강물, 그리고 장생불사한다는 두루미·사슴·거북·소나무·구름 등도 군데군데 숨겨져 있다. 이만한 소재가 주어진다면 눈썰미 밝은 이야기꾼이라면 누구나 한 편의 설화로 꾸며내기에 넉넉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그림 속 청·홍·백·흑·황의 현란한 오방색이 뿜어내는 강렬하고도 신비한 원색에 시선을 빼앗긴다면 충분히 즐거운 상상놀이에 빠져봄직도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20세기 중반에 그려진 아주 화려하고 특별한 한국민화를 감상해보는 즐거움도 함께 누려볼 수가 있다.

이처럼 이 『고을을 구한 원님』의 내용은 아주 오랜 옛날 민간에 전승되어온 민담처럼 터무니없이 허황된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부지불식간에 쏙 빠져들게 하는 흥미진진한 사건의 전개와 함께 그 속에 사람들을 널리 구하여 고을을 다스려는 군자의 뜻이 주위 사람들의 헛된 맹세와 아첨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교훈도 숨겨있어 부지불식간에 매료될 것이다. 더욱이 이 병풍의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이름도 모르고, 또 그림에 담겨진 뜻도 해석하기가 알쏭달쏭하지만 그 속내를 하나하나 해체하고 풀어 엮은 이 책은 한 편의 아름다운 옛날이야기, 즉 전래 민담을 읽는 듯 흥미만점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아주 특별한 그림을 감상해보는 기쁨 또한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그런 그림책임이 분명하다.

일러스트레이터 소개

이호백은 서울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후 파리 제2대학 커뮤니케이션과 이미지 인스티튜트에서 수학했다. 프랑스에서 공부할 때 우연히 토미 웅게러의 그림책을 본 충격으로 그림책은 바로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89년에 프랑스로 가 93년에 귀국한 이호백은 삼성출판사, 길벗어린이 등 어린이책 전문 출판사에서 기획과 편집일을 맡는가 하면 직접 운영을 하게 된다. 출판인과 작가의 길을 동시에 걷고 있는 이호백은 그림동화의 소재를 대부분 자신의 일상에서 얻는다. 낯설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설득력 있고 교육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1995년 어린이책 전문 출판사인 재미마주를 만든 이래 6년간 고작 13권의 책을 출판했다. 책 한 권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년이다. 한 해에 100여권씩 책을 내는 아동출판사에 비하면 기이하기까지 하다. 이호백 대표는 가장 자연스러운 그림, 가장 감동적이고 예술적인 그림을 만들어내기 위해 수백장의 그림을 직접 그리며 작가가 지칠 때까지 씨름한다. ‘감동을 주는 그림책, 예술적인 그림책’에 대한 그의 신념은 2001년 스위스 바젤에 있는 국제어린이도서협의회(IBBY)에서 지난 50년간 만들어진 가장 우수한 어린이책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