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톤으로 일관된 그림이 언뜻 지루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마치 한 편의 흑백 영화를 보는 것처럼 줄거리와 그림 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오리의 시선에서 거대한 대도시의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고, 때로는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는 오리 가족의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합니다. 그림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노라면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들도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미처 깨닫지 못하던 모양이 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로버트 맥클로스키(1914~2003)는 미국의 어린이 책 작가로 오래도록 사랑받는 훌륭한 작품들을 많이 발표했다. 오하이오 주 해밀턴에서 태어나 음악과 발명에 관심이 많은 학창 시절을 보낸 후 보스턴과 뉴욕의 예술 학교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처음으로 고향을 배경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렌틸>에 이어 <아기 오리들한테 길을 비켜주세요>로 칼데콧 상을 받았다. 제2차세계대전 후 메인 주에 정착하고 그곳의 일상생활을 배경으로 한 <어느 날 아침> <샐의 블루베리> <기적의 시간> 등을 발표하고 다시 칼데콧 상을 받아 최초로 칼데콧 상을 두 번 받은 작가가 되었다. 섬세하면서도 생동감으로 가득 찬 흑백 그림을 즐겨 그렸으며, 보스턴에 있는 아기 오리들 조각상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