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상상의 마당에서 열린 동물들의 신나는 경주
끼아악 소리 지르고, 휘리릭 날고, 훌쩍 뛰어넘고…
이 지구상에는 그 모양과 특징이 각기 다른 100만에서 120만 종에 달하는 동물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늘 나뭇가지에 매달려 사는 동작이 아주 굼뜬 나무늘보를 포함하여 12가지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모두 원숭이나 다람쥐와 같은 포유동물로 대개 열대우림에서 살지요.
어느 날 이들은 동남아 말레이시아의 보르네오 섬 숲 속에 모여 한바탕 신나게 아찔한 공중 달리기 시합을 겨룹니다. 그런데 이런 경기가 실제로 벌어진 것처럼 상상하게 만든 것은 각 등장 동물들의 사실적이면서도 예술적인 생김새, 동작, 그러면서 각 페이지의 앞뒤 구성과 책 모양의 전체적인 꾸밈이 그런 착각을 가져오게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 책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발렌티나 피아첸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보아온 어린이 그림책에는 곰이나 여우, 강아지, 고양이, 토끼, 고슴도치와 같이 자주 대하는 친근한 동물들이 많이 등장하지요. 이런 동물들은 반려동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이 지구상에는 그런 것 이외에도 그 생김새나 습성이 다른 동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왕에 어린이 책에 등장해보지 못한 동물들을 찾아내어 그것들이 펼치는 재미난 이야기들을 꾸며보고 싶었어요.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제가 세계 여행을 하면서 실제로 보고 스케치한 동물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동물들입니다.”
줄거리
보르네오 섬의 숲 속에서 열린 동물들의 달리기대회
꼼수에다가 야바위판에서의 진정한 우승자는?
동남아의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 숲 속에서는 해마다‘아찔한 나무타기 경주’가 열립니다. 올해에도 이 경주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여러 동물들이 경기장으로 속속 도착합니다. 그 면면을 보면 멀리 남미의 브라질에서 온 심판 나무늘보‘나판별’씨를 비롯하여 이웃마을에서 온 날여우원숭이‘콜루고’선수와 긴코원숭이‘내숭이’선수, 안경원숭이‘맹숭이’선수랑 멀리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온 여우원숭이‘구미’선수와 시파카원숭이‘카카’선수, 남미 아마존 강 유역에서 온 거미원숭이‘생숭이’선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주머니쥐‘왕쥐’선수, 그리고 한국에서 온 날다람쥐‘붕식이’선수와 갈색다람쥐‘갈람이’선수, 마지막으로 아프리카에서 온 큰박쥐과의‘날박이’선수와 천산갑과‘칠갑이’선수 등입니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된 날, 출발을 알리는 깃발이 오르자 출발선에 섰던 선수들은 저마다 앞으로 뛰어나갑니다. 시파카원숭이‘카카’를 선두로 하여‘구미’와‘갈람이’선수, 그 뒤를 이어‘콜루고’와‘붕식이’선수가 뒤따르는데, 경기 도중에 날개를 써서 규정을 어긴‘날박이’선수가 탈락됩니다. 그런데‘생숭이’와‘칠갑이’선수,‘내숭이’선수는 맛있는 나뭇잎을 따먹느라고 잠시 뒤처지는가봅니다. 와~ 하지만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심판을 맡은‘나판별’씨가 너무 느려터진 탓에 경기가 진행된 지 한참만에야 시작 버튼을 누릅니다. 멀리서 이것을 본 눈이 밝은 안경원숭이‘맹숭이’가 도착 지점을 다시 와서 찍고는 자기가 올해의 우승자라고 박박 우기는데…… 아, 이럴 수가 있나요? 이거야말로 완전히 엉망이고 꼼수에다가 야바위판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