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사람들 앞에서 창피했던 경험이 있거나, 친구가 무심코 던진 말에 의기소침해진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 털어놓고 싶지만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선뜻 꺼내놓을 수가 없다.
이런 마음의 상처가 계속 남아 있는 아이는 자신감이 없거나 제 몸에 스스로 상처를 내기도 한다.
《가지를 자르는 나무》는 어릴 때 받은 상처 때문에 스스로 가지를 자르는 작은 사과나무와 나무를 지켜주고 힘이 되어준 새의 이야기를 담아낸 따뜻한 그림책이다.
작은 나무는 작고 약해 열매를 맺을 수 없을 거라는 농부의 말과 무관심에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기억이 있다.
꽃이 핀 가지를 잘라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을 포기해버리는 작은 나무의 마음을 열어준 것은 나무가 힘들게 꺼내놓은 상처를 공감해주고 함께 눈물을 흘려준 새의 따듯한 위로였다.
작은 나무도 가지 하나를 자르지 않고 새와 둥지의 알들을 지켜준다.
시간이 흘러 찾아온 가을, 자르지 않은 가지에 열린 작은 사과 열매 하나와 알을 깨고 나온 아기 새들은 작고 약한 존재들이 서로 의지하고 지켜주었던 마음이 만들어낸 작은 결실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슴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것은 아마 누구나 기다리고 바라고 있는 작은 위로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그림책이 지닌 따스함은 그림에서도 잘 드러난다. 봄, 여름, 가을의 느낌과 시간의 흐름을 밝고 화사한 색감으로 표현해서 작은 나무와 새의 우정 이야기가 지닌 따뜻함을 시각적으로도 잘 보여주고 있다.
마음을 다쳐 어찌할 줄 모르고 있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고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친구나 부모님이 아닐까? 공감과 위로의 힘으로 아이는 자신도 몰랐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지를 자르는 나무》는 아이들에게 상처 속에 태어나는 또 다른 희망을 들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