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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백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벌어진 굵직한 사건들 아래, 실제로 사람과 자연과 공간은 어떻게 존재하고 변해 왔는지, 그들의 진짜 삶은 어떠했는지를 장중하고 힘찬 시와 정교한 그림으로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 1900년에서 1990년까지, 어느 시골 마을의 한 농가를 배경으로 이사, 결혼, 탄생, 죽음, 전쟁, 이별 등 생의 굴곡진 변화를 담은 열다섯 해를 포착하고 각각의 해마다 시와 그림으로 농가에서 벌어진 백 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1985년과 1991년 브라티슬라바 비엔날레 황금사과상, 2008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해 이미 세계적인 그림책 화가로 입지를 굳힌 인노첸티는 이 작품에서 이탈리아의 한 농가를 무대로 하여 지난 세기 백 년의 역사를 되새깁니다. 그는 열다섯 점의 작은 그림과 큰 그림으로 백 년의 시간을 펼쳐 놓았고, 이 각각의 그림들에 루이스의 간결하고 상징적인 4행시가 덧붙음으로써 시와 그림으로 그려낸 ‘진짜 역사’의 풍경이 완성되었습니다. 어른은 자신이 겪어 온 지난 세월의 집과 사람들을 이 그림책에 대입해 보며 자신의 삶을 통찰해 볼 수 있으며, 어린이들은 이 숨은그림찾기 같은 그림책의 실마리들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며 더 나아가 그림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 눈이 온 날 침묵이 내려온 소리, 단단한 돌의 차가운 감촉, 향긋한 포도 내음까지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20131018_02_01.jpg 20131018_02_02.jpg 20131018_02_03.jpg 20131018_02_04.jpg 20131018_02_05.jpg 20131018_02_06.jpg 20131018_02_07.jpg IMG_2831[1].jpg

출판사 보도자료

시와 그림으로 그려낸 ‘진짜 역사’의 풍경 『마지막 휴양지』에서 글과 그림의 명콤비를 이루었던 로베르토 인노첸티와 존 패트릭 루이스가 다시 한 번 뭉쳤습니다. 이번에 이들이 꾸려낸 그림책은 『그 집 이야기』. 『그 집 이야기』는 20세기, 백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벌어진 굵직한 사건들 아래, 실제로 사람과 자연과 공간은 어떻게 존재하고 변해 왔는지, 그들의 진짜 삶은 어떠했는지를 장중하고 힘찬 시와 정교한 그림으로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 독자와 평단 양편 모두를 사로잡으며 1985년과 1991년 브라티슬라바 비엔날레 황금사과상, 2008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인노첸티는 이미 세계적인 그림책 화가로 입지를 굳혔습니다만, 파시즘을 정통으로 다뤘다는 이유로 그의 책 초판이 오히려 자국인 이탈리아에서 출간되지 못하는 기현상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국의 역사를 인식하고 풀어내는 그의 작업은 계속되었고, 이 그림책에서도 인노첸티는 이탈리아의 한 농가를 무대로 하여 지난 세기 백 년의 역사를 되새깁니다. 사회의 주요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한 보통 사람의 역사, 그리고 그 사람들의 땀과 때가 묻은 공간의 역사입니다. 인노첸티는 열다섯 점의 작은 그림과 큰 그림으로 백 년의 시간을 펼쳐 놓았고, 이 각각의 그림들에 루이스의 간결하고 상징적인 4행시가 덧붙음으로써 시와 그림으로 그려낸 ‘진짜 역사’의 풍경이 완성되었습니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길어 올린 사적인 이미지들의 총체 이 그림책의 무대는 어느 시골 마을의 한 농가이며, 이 농갓집은 1656년에 세워진 뒤 폐가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가 1900년 아이들의 눈에 띄게 되면서 백 년을 함께 갈 새 가족과 새 삶을 얻게 된 집입니다. 1900년에서 1990년까지, 농가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건 다름 아닌 집입니다. 그 집은 백 년 가운데서도 이사, 결혼, 탄생, 죽음, 전쟁, 이별 등 생의 굴곡진 변화를 담은 열다섯 해를 포착하고 각각의 해마다 시와 그림으로 농가에서 벌어진 백 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낡은 집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요? 돌과 물과 흙으로 이루어진 무생물인 집은 그 안에 사람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사는 사람의 기호와 습관, 내밀한 사생활의 흔적들을 머금고 함께 살아갑니다. 이러한 사적인 이미지들은 각각의 해마다 처음에 등장하는 작은 스냅숏으로 분위기를 전달한 다음, 울림이 깊은 시로 그 해의 가장 인상적인 사건을 알립니다. 그런 다음, 시원스럽게 펼쳐진 큰 그림으로 집과 사람, 자연이 어우러지는 그 해의 풍경을 섬세하게 짚어 갑니다. 그리고 여기서 집은 해마다 화면의 오른쪽에 붙박여 등장합니다. 어찌 보면 아주 간단한 형식이 반복되는 그림책입니다만, 각각의 해에 담긴 사적인 이미지들을 살펴보고, 그 이미지들이 만들어내는 삶의 얼굴을 마주하려면, 한 장 한 장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세심함과 사건과 사건을 연결 짓고 추리해 보는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결코 단순하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더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재미를 찾아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예를 들면, 1915년 한여름에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 신랑과 신부는 1918년 남편의 전사 통지서를 받고 슬픔에 잠긴 부인의 그림으로 이어지며, 사전지식을 조금만 더해 본다면, 남편이 1차 대전으로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1926년 짚가리 위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즐기던 아이들이 1936년엔 유니폼을 입고 어색한 동작을 취하고 있는데, 그저 아이들의 생활이 좀 달라졌나보다 라고 짐작하기에 앞서 좀 더 호기심 많은 독자라면, 이 아이들이 입은 유니폼이 당시 파시스트 소년단(balilla)의 유니폼임을 알아내고 이탈리아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음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 전만 해도 가축우리로 사용되던 창고가 1929년의 포도 수확철에는 와인저장고로 용도 변경이 되어 있으며, 1901년 집을 새로 고칠 때부터 짐수레 한 귀퉁이에 등장하던 와인 병은 결혼을 할 때에도, 포도를 딸 때에도, 밀을 추수하는 날에도 항상 모습을 드러내며 이곳 사람들의 기호를 말해 줍니다. 그런가 하면 해가 가도 오른쪽에 붙박인 채 움직이지 않는 집과 대비되어, 왼쪽의 이동수단들은 변해 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합니다. 1905년에 일가족의 이삿짐 수레가 있던 자리에 1944년엔 미군의 탱크가 자리하고 1958년엔 떠나는 아들네의 자동차가, 1967년엔 여주인의 유해를 옮기는 장례차가, 그리고 다시 1990년 그 자리엔 새로운 가족의 이삿짐 트럭이 서 있습니다. 집은 오롯이 서 있는데, 들고나는 사람들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변하거나 또는 변하지 않는 삶의 다양한 얼굴들이 보입니다. 오늘의 어른과 어린이가 어제의 삶을 이야기할 때 이처럼 그림에 머?는 시간이 길 때, 이 그림책은 더 즐겁고 풍성한 사생활의 세계를 펼쳐 보입니다. 그리고 이 사생활의 세계에 흠뻑 빠져, 어제로 오늘로 그리고 내일로 흥미로운 여행을 떠나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집은 1990년에 그려진 새 집과 닮은꼴일지도 모르지만, 또한 그러하기에 역으로 우리 집이 있는 자리에서 예전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생겨났는지를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어른은 자신이 겪어 온 지난 세월의 집과 사람들을 이 그림책에 대입해 보며 자신의 삶을 통찰해 볼 수도 있을 것이고, 어린이는 이 숨은그림찾기 같은 그림책의 실마리들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며 더 나아가 그림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 눈이 온 날 침묵이 내려온 소리, 단단한 돌의 차가운 감촉, 향긋한 포도 내음까지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둘이 함께 경험과 상상을 나누며 어제와 오늘, 내일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소개

1940년 2월 16일 이탈리아 플로렌스 지방의 작은 마을인 바뇨 아 리폴리에서 태어났다. 2차 대전 이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열세 살 때부터 제철소에서 일했으며, 열여덟 살에 예술학교에서 전혀 교육 받지 않았음에도 로마에 있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 후 그는 플로렌스로 다시 돌아와 책 디자인을 시작했으며, 영화와 극장 포스터를 그리기도 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2003년 라가치상을 받은 <마지막 휴양지>외에도 <흰 장미>, <호두까기 인형>, <크리스마스 캐롤>, <피노키오> 등이 있으며 BIB 황금사과상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사실적인 세밀화와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삽화로 유명하다.

< 2008 볼로냐 안데르센상 수상 후 인터뷰 >

이탈리아 그림책 작가 로베르토 인노첸티(68)는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으로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인노첸티의 작품은 2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됐으며, 한국에서도 『마지막 휴양지』 『신데렐라』 『호두까기 인형』(이상 비룡소), 『에리카 이야기』(마루벌), 『백장미』(아이세움) 등이 소개돼 부모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지난달 31일 권위있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를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전시장에서 만났다. 그는 “나에게 그림은 상상력을 발휘해 나만의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도구”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어느 독자라도 책을 읽으면서 자기 나름의 상상을 펼치며 이야기를 재해석한다. 내 그림은 그런 수많은 상상의 결과물 중 한 예에 불과할 뿐 ‘정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거장으로 꼽히는 그이지만 실제 모습은 아주 소탈했다. 전시장 통로에서 우연히 만나 불쑥 요청한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고, 꼬박 한 시간을 구석 의자에 앉아 시종일관 미소 띤 얼굴로 질문에 답했다. 그는 “‘한국’기자의 인터뷰 요청이 신선했다”며 “나는 내가 경험한 서구의 풍경과 문화만 그렸는데, 내겐 미지의 세계인 동양의 아이들이 내 그림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독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언젠가 꼭 한번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어쩌면 한국과 인연이 남다른 작가인지 모른다. 1992년부터 16년동안 일본 닛산 자동차가 맡았던 안데르센상 공식 후원사를 올해부터 한국의 남이섬이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이 후원하게 된 안데르센상의 첫 수상자가 바로 그인 것이다.

1940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그는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못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어려워진 가정형편 때문에 열세 살 때부터 제철소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했다. 열여덟 살 때 로마로 이주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 미술에 눈을 떴다. 하지만 그가 곧바로 창작의 세계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영화와 극장 포스터를 그리는 것이 그의 생업이었다. 그는 그 시기를 소중하게 기억한다. “다른 사람의 그림을 계속 베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미술공부가 됐다”는 것이다. 그가 밝힌 창작 원칙은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즐겁게 그리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이 왜 내 그림을 좋아하는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했다. 첫 작품은 1979년 완성한 『백장미』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에 희생되는 아이들의 현실을 담담하게 그렸다. 출간은 85년에서야 이뤄졌다. 어둡고 슬픈 이야기라며 출판사들이 펴내기를 망설였기 때문이다. 인노첸티는 첫 책에선 글까지 썼지만 그 뒤로는 그림만 그리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내가 대학을 안 나와 글을 잘 못 쓰니까, 내가 써서 가도 결국 출판사에서 작가를 별도로 데리고 와서 새로 쓰게 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순수함과 자신감의 작가로 평가 받는 이유가 짐작이 갔다. 그는 “요즘 아이들이 점점 책과 멀어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일본 에니메이션 등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마구 틀어주며 ‘나쁜 선생님’ 노릇을 하고 있는 TV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