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보도자료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하는 신비한 이야기로 인간의 탐욕을 꼬집는 그림책
옛날, 아주 먼 옛날 땅에는 비 한 방울 오지 않고 모든 것이 메말라 갔다. 기우제도 지내보지만 소용이 없다. 결국 마을에서는 네 명의 전사를 뽑아 동굴 속 벽화에 그려진 물을 뿜어내는 신비한 물고기를 잡아 오게 한다. 전사들은 힘든 여정 끝에 물고기가 산다는 거대한 산 위로 올라가고, 드디어 하늘 위에서 물을 쏟아내는 커다란 물고기를 발견한다. 하지만 커다란 물고기를 잡기는 만만치 않다. 전사들은 쫓고 쫓기는 사투 끝에 커다란 물고기를 잡아 돌아오지만 이를 막으려는 동물들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커다란 물고기를 독차지하려는 인간들과 메마른 땅에서 살길을 잃어 가는 동물들의 싸움이 반복되던 어느 날 밤, 뭔가를 눈치 챈 듯 동물들이 모두 마을을 떠나 어디론가 사라진다. 사람들이 기뻐 환호성을 지르고 잠이 든 사이, 갇혀 있던 커다란 물고기가 번쩍 눈을 뜬다. 물고기의 몸이 점점 커지고 입에서는 엄청난 물이 쏟아져 나오며 대홍수가 시작되는데…….
이 이야기는 거대한 물고기를 들고 사막을 뛰어가는 사람들을 그린 한 장의 그림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이 한 장의 그림과 ‘노아의 방주’라는 성경 이야기를 버무려 신비로운 전설 같은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첫 그림책에서 자연이 파괴된 미래 이야기를 통해 인간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던 이기훈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는 과거 이야기를 통해 인간들의 탐욕과 욕심을 꼬집고 있다. 모든 것이 메말라 버리고 황폐해진 마을은 마치 자연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삭막한 도시를 보는 듯하다. 동물들을 배척한 채 커다란 물고기마저 소유하고자 애쓰는 인간들의 모습은 자연을 소유물로 여기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은 채 자연 파괴를 일삼는 우리의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시종일관 시선을 끄는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 전개로 책을 보는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생각거리를 안겨 줄 것이다.
섬세한 선과 탁월한 연출로 만들어낸 거대한 상상의 세계
이 책은 텍스트 없이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글 없는 그림책이다. 글 없는 그림책은 이미지의 연결로 내용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한 장면 한 장면 작가의 연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90장이 넘는 크고 작은 그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신비롭고 웅장한 상상의 세계를 빚어낸 이 그림책은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듯 흥미진진하고 흡인력이 강하다. 세밀한 선으로 꼼꼼하게 작업한 그림들과 작디작은 이미지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림을 완성한 후에도 수차례 수정을 한 작가의 열정과 에너지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어 감탄을 이끌어낸다. 어떤 장면들은 너무도 생생하여 마치 거대한 물소리와 음산한 새소리, 아우성치는 사람들 소리, 으르렁대는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가까이서 들려오는 듯하다.
이야기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낸 실험적인 디자인
신비한 전설 같은 상상의 세계를 그림책에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해 책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우크라이나 안티에이즈 포스터 공모전, 프랑스 쇼몽 포스터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받은 김도형 씨는 책 디자인뿐만 아니라 인쇄, 제본, 후가공 과정을 꼼꼼하게 체크하며 정성을 다했다. 책을 감싸는 커버 표지는 본문의 느낌을 살려 그래픽노블이나 만화 형식의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고, 속표지는 커버 이미지를 흑백으로 전환한 뒤 전체 박으로 찍어 내 클래식하면서도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책은 방대한 내용만큼이나 판형도 커서 수작업으로 제본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