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보도자료
‘특별하다’는 표현은 어떤 경우에 쓸 수 있을까. 보통과 구별되는 ‘다름’을 의미하는 형용
사 ‘특별하다’는 이 책의 주인공 버들부인의 아들을 수식하는 단어다. 지나가는 “개미 소리
도 들을 수 있을 만큼 예민한 귀를 가진” 아들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숲 속의 새소리,
나뭇잎 소리, 물소리를 아주 많이 좋아하는 버들부인의 아들은 ‘자기만의 세계’를 갖고 있다. 아들만의 세계는 버들부인조차도 접근할 수 없이 고유하고 비밀스러웠기에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었다. 때때로 아들만의 세계는 삽시간에 산산조각이 나곤 했는데, 그럴 때면 아들은 뾰족한 가시를 한껏 세우고는 비명을 질러 대곤 했다. 자기만의 세계를 잃은 슬픔 때문이었다. 그 세계를 이해할 수도, 접근할 수도 없었던 버들부인은 아들을 원망했다. 아들만의 세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세상 사람들의 시선과 손가락질을 견딜 수 없었던 버들부인은 급기야 오두막 문을 걸어 잠그고 집 안의 모든 창을 가린 채 어둠 속으로 숨어들었다.
한 줄기 빛조차 스며들지 않는 어두운 오두막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시시로 돋아나
는 아들의 가시 때문에 “나만 고통스럽다고 생각”했던 버들부인의 마음을 일순간에 녹인 동력은 무엇일까. 버들부인을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으로 거듭나게 한 힘은 어디에서 솟아난 걸까. 버들부인과 아들, 이 두 사람을 둘도 없는 친구이자 동반자로 단단하게 엮어 준 놀라운 사랑의 비결은 어디에 숨어 있는 걸까.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은 책 속의 글과 그림 면면에 녹아 있다. 수채 기법과 소묘 기법을 교차하여 버들부인과 아들의 슬픔, 고통, 환희 등의 감정을 묘사한 다채로운 그림과 먹먹한 여운을 안겨 주는 글이 어우러지는 한 편의 그림 에세이. 특별한 모자(母子)의 애환이 교차하는 이 작품을 통해 한 생명을 진심으로 품고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반추하게 될 것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작은 체구에 세 살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는 아이. 먹고 싶은 반찬이 있으면 포크로 뜨기보다는 손이 먼저 나가고, 대변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게 스윽 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서 언제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 나의 십자가 준구. 잠든 준구는 ‘장애’란 수식어 없이 그저 순수한 영혼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바라볼 때면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바로 ‘죽음’이었습니다. … ‘내가 없으면 이 아이는 어떻게 살까?’ 아이를 두고 먼저 천국에 갈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렀지만, 언제까지 울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남겨질 우리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눈물로 양육하고 있는 또 다른 엄마들을 위해 제게 주신 달란트로 무언가 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저자 인터뷰 〚가시를 품으면 생명이 보입니다〛
- 자전적 그림 에세이로 첫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쓰고 그리셨는지요?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가야 하는 (지적발달장애) 아이를 둔 엄마로서 언젠가 찾아올 이별을 대비하기 위해 만든 그림책입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받아들이고 품게 되기까지 흘렸을 엄마의 눈물을 헤아 려 주시고, 홀로 남게 될 우리 아이들을 이해하고 지켜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 이 책에 담은 이야기의 배경과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아들 준구의 경기가 멈추길 바라며 주문을 외듯 맹목적으로 ‘정상이 되기를’ 기도드리던 때가 있었습 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상이 뭐지?’ 눈을 돌려 세상을 바라보니 정상이자 완벽하다고 할 만한 사람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이 그림책에서 저는 정상이 아닌 것을 ‘가시’로 표 현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를 비롯한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는 다 가시가 있었습니다. 정도의 차이 만 있을 뿐이었지요. 아이의 가시를 마음으로 품고 난 뒤 아이 그 자체를 인정하고 보니 ‘생명’이 보 였습니다. 준구는 그 자체로 귀한 생명이었던 것입니다.
- 힘겨운 시간을 건너오시는 동안 가장 격려가 되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아무래도 저의 수고를 누군가 알아주고 공감해 줄 때 힘이 나고 격려가 됩니다. 알아주고 공감함에 는 관심과 사랑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참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일 일이 나열하기에 지면이 부족하지만 우선, 사랑으로 지켜 주는 가족이 있고 안부를 물으며 기도하는 교회 식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 반갑게 웃어 주는 준구의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 승현이가 있고, 심한 몸살을 앓아 꼼짝할 수 없을 때 죽을 가져다주며 아이들을 챙겨 주는 우리 엄 마들이 있습니다.
- 가장 애착을 담아 쓰고 그린 장면은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담고자 하셨나요?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연결되어 한 그루의 나무가 된 ‘연리지’ 그림입니다. 이 책을 처 음 구상하게 된 모티프가 된 장면이지요. ‘무슨 사연이 있어서 떨어지지 못하고 연결이 되었을까?’ 생각해 보며 나의 이야기에 접목해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천국에서 만나게 될 버들부인과 아들을 나무와 닮아 있는 형상으로 보이도록 표현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아들만의 세계’를 표현한 장면 또한 심혈을 기울인 컷입니다. 이 그림에서는 누구 나 느꼈을 법한 감동을 우리 아이들도 똑같이 느끼고 감격스러워한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 이 책을 만나게 될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어쩌면 이 책에서 슬픔이 전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슬픔을 느끼신다면 그냥 우시면 좋겠 습니다. 그 눈물로 자신도 모르게 억눌렸던 감정을 흔들어서 풀어내고, 딱딱했던 마음이 말랑말랑해 지기를 바랍니다. 그런 후 새 부대의 포도주처럼 맑은 새 힘이 생기면 더더욱 좋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통해 앞날을 미리 살아 본 기분입니다. 죽어도 봤고 노인이 된 아들도 그려 보았습니다. 우리 엄마들은 홀로 있을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괴로워합니다. 저 역 시 그랬고요. 그런데 이 두려운 장면을 그려 보고 나니 지금은 그전보다 덜 두렵습니다. 이상하지요? 멀리 내다보니 당장 눈앞의 고통이 작아지고 미래의 경험을 상상해 보니 두려움이 작아지는 것 같습 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마음에 여유와 위로가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이런 분들께 권합니다!
• 지적발달장애 아동을 양육‧교육하는 부모 또는 교사 및 기관
•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는 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