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짠하고, 어딘가 켕기는,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는 술술 넘어갑니다. 재미있지요. 아기 멧돼지들은 사랑스럽고요. 멧돼지 가족은 용감하고 유연하게 도시를 누벼서 결국 집을 찾아냅니다. 우리는 그 모험을 흥미진진, 따라갑니다. 하지만 아파트 창들이 노랗게 빛나는 가을 저녁, 트럭 곁에 쭈그리고 앉아 도둑고양이와 눈을 마주치는 멧돼지를 볼 때, 어쩐지 좀 서글픕니다. 싸움과 공사로 난장판인 도로를 볼 때, 에어컨 실외기로 빽빽한 외벽을 볼 때, 스산한 뷔페식당에서 마구마구 먹는 사람들을 볼 때, 어딘가 좀 켕깁니다. 이것이 정말 멧돼지만을 위한 지침서일까요? 이 작은 책이, 이 작은 지구에서 “되도록이면 살아남아 이왕이면 행복해지고 싶은 이 땅의 모든 종족들에게”유용하기를 바랍니다.
출판사 보도자료
자고 일어나니 우리 집이 없어졌어요!
웃프다… 남 일 같지 않은
멧돼지 가족의 도시 방랑기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더니 집이 없어졌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당신은 자식이 셋 딸린 엄마 멧돼지이고요.) 너무 걱정 마세요. 근래 들어 툭 하면 집이 없어지는 멧돼지 종족의 누군가가, 종족의 보존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난처한 당신을 위해 여기 지침서를 남겼답니다. 바로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당황하지 말고 새 집을 찾아 나설 것.”
당황하지 말고 새 집을 찾아 길을 나서세요. 당신은 거창한 세간도, 복잡한 이사 절차도 필요 없는 멧돼지니까요. 힘들면 쉬어 가면 되지만, 주의하세요. 이곳은 바람 잘 날 없는 복잡한 곳이거든요. 당신은 낯선 객이고, 이곳은 꽤나 각박한 곳이니 먹을 수 있을 때 충분히 먹어 두세요.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는 말 것.” 과도한 욕심은, 다른 존재들의 인생에 해를 끼치는 법이랍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엄마 도감』, 『이상한 나라의 그림 사전』, 『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당신을 측정해 드립니다』, 『사라진 저녁』이 있습니다.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 제1회 대한민국 그림책상을 수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