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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잃어버린 아이 2016519184159.jpg

책 내용

다르면 좀 어때요? 세상의 편견에 가로막힌 어린이 난민의 슬픈 민낯 우리는 알게 모르게 네 편과 내 편을 가르기를 참 좋아합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고향이나 출신 학교를 물어보는 것은 아주 예사로운 일이지요. 작고 사소한 부분에서라도 비슷한 점을 찾아내 어떻게든 빨리 같은 편이 되고 싶은 심리가 은밀하게 작용하는 까닭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보고 따져 보아도 같은 편이 될 만한 공통점이 발견되지 않을 땐 순식간에 태도가 달라집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상대방을 외면하고 배척하지요. 『집을 잃어버린 아이』에 나오는 카를린도 바로 그런 일을 겪게 됩니다. 카를린은 갑작스런 전쟁으로 하루아침에 가족과 집을 잃고 떠돌이 신세가 된답니다. 한참을 헤맨 끝에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에 이르러 물 한 모금과 빵 한 조각을 요청하지요. 하지만 그 마을 사람들은 싸늘한 얼굴로 경찰을 불러 카를린을 쫓아냅니다. 단지 어린아이가 구걸을 하러 다닌다는 이유로 말이지요. 숲속에서 밤을 보낸 카를린은 정처없이 걷다가 석상들의 마을에 다다릅니다. 석상들은 돌을 한 움큼 건네며 먹으라고 합니다. 카를린은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었어요. 아무리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도 돌을 먹을 수는 없으니까요. 결국 석상들의 마을에서도 쫓겨나게 되지요. 그다음에는 숲 뒤쪽에 있는 황여새의 마을에 이릅니다. 황여새들은 먹거리와 잠자리를 기꺼이 내놓겠다고 장담하지만, 카를린의 엉덩이에 꽁지가 없다는 걸 알아채고는 차갑게 돌아섭니다. 꽁지가 없는 존재하고는 같이 살아갈 수가 없다나요? 카를린은 할 수 없이 또다시 길을 떠납니다. 그리하여 송장까마귀의 마을로 이르지요. 송장까마귀들은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을 따듯하게 맞이합니다. 높은 나무 위에 지어 놓은 둥지도 기꺼이 내놓고요. 하지만 카를린은 그곳에도 계속 머물 수가 없었어요. 나무가 너무너무 높아서 둥지에 오를 수가 없는 데다, 송장까마귀는 죽은 쥐를 먹고 살기 때문이에요. 카를린은 지독한 냄새가 나는 죽은 쥐를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또 길을 떠나게 되지요. 이렇듯 『집을 잃어버린 아이』는 자신들과 같지 않다는, 다시 말하면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외면하고 배척하는 우리의 간사한 마음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어요. 카를린이 만나는 다양한 종류의 동물과 사물을 통해서, 작은 일로도 편을 가르거나 자신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이기적인 속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게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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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보도자료

바보라고 해도 괜찮아요! ‘나눔’과 ‘공존’의 미학 카를린은 숲이 끝나는 곳에 이르러 부자들이 사는 마을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커다란 집에다 음식물이 남아돌아서 쓰레기통에 내다 버릴 정도였지요. 카를린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 봅니다. “혹시 빵 한 조각과 따듯한 잠자리를 나눠 주실 수 있나요?” 하지만 그들은 한목소리로 매몰차게 외칩니다. “저리 꺼져 버려! 우린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어떨까요? 부자들은 배고픔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몰라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한 카를린은 도시의 변두리로 나가서 오두막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사람들을 찾아갑니다. 그들은 낯선 아이를 보자마자 다짜고짜 고함을 질러 대지요. “여기서 꺼져! 지금도 오두막이 꽉 차서 미어터질 지경이라고! ……너 같은 거지까지 받아들이다간 다 같이 망하고 말걸.” 이제 카를린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도시를 벗어나 들판으로 무작정 걸어갔지요. 얼마쯤 걸어갔을까요? 커다란 나무 위에서 빵을 맛있게 먹고 있는 아저씨가 보였답니다. 아저씨가 카를린을 보고 말했어요. “너, 배가 많이 고파 보이는구나. 이 빵을 같이 나눠 먹자. 이리 올라와.” 카를린은 괴상한 집만큼이나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아저씨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지요. “아저씨는 누구예요?” “사람들은 나를 ‘바보’라고 부르더구나.”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을 ‘바보’라고 부르는 거라고 알아들은 카를린은 앞으로 자신도 바보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기나긴 방황으로 지칠 대로 지친 카를린이 환하게 웃으며 자신도 ‘바보’가 되겠다고 마음먹는 대목은 참으로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이와 같이, 『집을 잃어버린 아이』는 카를린이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나눔’과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찬찬히 들려줍니다. 마지막에 만나는 어릿광대 아저씨의 모습에 빗대어,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도 넌지시 일러 주지요. 그동안 우리가 타인에 대해 얼마나 일방적인 잣대를 들이대 왔는지도 돌아보게 만듭니다. 이러한 메시지 때문일까요? 이 책이 맨 처음 출간된 독일에서는 초등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선생님과 아이들이 다 같이 읽고서 ‘난민’과 ‘인종 차별’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곤 한다고 해요. 그만큼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 곰곰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라 할 수 있어요.

일러스트레이터 소개

안네게르트 푹스후버 (Annegert Fuchshuber)

1940년 독일의 막데부르크에서 태어난 안네게르트 푹스후버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 책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아욱스부르크 미술학교를 나온 푹스후버는 1964년부터 평생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습니다. 푹스후버가 마지막까지 일했던 티네만 출판사(Thienemann Verlag)에서만 70만 점이 넘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녀가 작업한 수많은 책은 독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책이었을 뿐 아니라, 모두 열다섯 개의 외국어로 번역되었습니다. 푹스후버는 1994년 아동 청소년 도서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일러스트레이터 푹스후버가 직접 쓰고, 직접 그린 책 『이게 뭘까? Mausemarchen - Riesengeschichte』는 1983년 독일의 가장 아름다운 책들에 선정되었고, 푹스후버는 이 책으로 1984년독일청소년문학상(그림책 부문)을 받았습니다. 1998년 푹스후버가 사망한 뒤에도 독일 어린이 그림책을 대표하는 푹스후버의 작품들은 아름다운 그림과 그 안에 담은 따뜻한 메시지로 세계 여러 나라 독자들의 심장을 더욱 뜨겁고 힘차게 뛰도록 만들었습니다.

『카르미나 부라나 Carmina Burana』로 세계적인 명성을...얻은 작곡가 카를 오르프(Carl Orff)는 자신의 오페라 『달 Der Mond』 이야기를 어린이를 위한 작은 동화책으로 펴낸 적이 있습니다. 이 특별한 동화책을 위해 가장 특별하고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이 필요했는데, 그 일러스트레이션도 푹스후버의 그림이었지요. 비록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지만, 2003년 푹스후버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는 예외적으로 독일 음악 에디션 상 Deutscher Musikeditionspreis을 받았습니다. 푹스후버의 그림을 보면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일까요? 우리말로 소개된 책으로는 그녀가 직접 쓰고 그린 책 『둘이 많다고』가 있고, 독일의 유명한 작가 미하엘 엔데의 동화 『꿈을 먹는 요정』의 환상적인 삽화도 그녀의 작품입니다. 강렬하면서도 따뜻한 색감과 사색의 깊이가 느껴지는 세밀화가 바로 안네게르트 푹스후버의 작품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매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