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보도자료
점복이 곁에 깜정이 깜정이 곁에 점복이
점복이와 깜정이, 둘은 늘 함께입니다. 김씨 아저씨가 주는 밥을 먹을 때도, 뒷산 공터에 놀러 갈 때도,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닐 때도 짝꿍입니다. 달릴 때면 잘 뛰지 못하는 깜정이를 위해 잠시 멈춰 서는 배려 정도는 기본이지요. 점복이와 깜정이는 사연 있는 강아지들치곤 꽤 즐겁고 행복해 보입니다.
점복이와 깜정이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니, 문득 함께 살아가는 것이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때로는 발걸음을 맞춰 걸으면서, 허물은 덮어 주고 부족함은 이해하되 생색내지 않으며 작은 호의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 이 강아지들의 삶이 공존의 편안함을 생각하게 합니다.
일상에서 길어 올린 나지막하고도 진솔한 외침
고정순 작가의 그림책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공감 코드가 살아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할아버지와 토끼의 이야기를 담은 〈최고 멋진 날〉, 슈퍼 앞 고양이와 소희의 이야기를 담은 〈슈퍼 고양이〉까지, 모두 실제 겪었거나 주위에서 있었던 일들 속에서 화두를 찾고 그 질문들을 그림책에 오롯이 담아낸 탓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에서 진솔한 마음과 진실을 만나게 하는 것, 이것이 고정순 작가가 그려 내는 이야기의 매력입니다.
〈점복이 깜정이〉도 작가의 기억 속 한 부분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누군가는 기르던 강아지를 버리기로 결심하고 그걸 실행에 옮겼을 테고, 그래도 누군가는 차가 무섭게 오가는 건널목에서 꿈틀거리는 강아지가 안쓰러워 이름을 지어 주고 먹을 것을 나누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내어 주고 있을 겁니다. 이 모두가 지금 우리의 모습입니다. 김씨 아저씨, 떡볶이 아줌마, 파란 대문 집 할머니, 미용실 아줌마까지, 온 동네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그야말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점복이, 깜정이의 모습을 보며 작가의 조용한 바람을 되뇌어 봅니다.
내게 ‘왕고’라는 고양이가 있었다.
처음 유기 동물 센터에서 이 녀석을 데려왔을 때 신기한 점을 발견했다.
녀석은 이름을 부르면 달려오고,
밥을 주면 늘 다른 고양이들이 먹기 전에는 절대 먼저 먹지 않았다.
다른 녀석들이 사이좋게 서로 기대어 자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물끄러미 바라보기 일쑤였고 시비가 붙어도 늘 먼저 양보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 녀석은 여러 번 파양을 당했고
마지막 파양은 눈치 보는 게 기분 나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나는 녀석을 보며 사려 깊은 고양이라 여겼다.
녀석은 다시 버려질까 두려워 애쓰고 있었던 건데.
왕고와 9년을 함께 살았다. 녀석의 마지막 순간을 기억한다.
의연하고 아름다웠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반드시 반려동물로 함께 살지 않아도
하나뿐인 지구에서 서로 양보하며 살아갈 수는 없을까?
그 첫 번째 질문을 담아 그림책을 만든다.
언젠가 길이 보이길 희망하며.
-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