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을 닮은 장갑이라고? 보드라운 털처럼 따스한 이야기 두 편과 만나요!
벙어리장갑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면 어떨까?
엄지손가락만 따로 가르고 나머지 네 손가락은 함께 끼게 되어 있는 장갑. 우리는 이것을 ‘벙어리장갑’이라고 부릅니다. 습관적으로, 별 뜻 없이 사용하던 이름인데 문득 왜 하필 벙어리장갑이라 부르는지에 생각이 이르고 나니 글쎄요, 마땅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대개 사물에 이름을 붙일 때는 생김새나 쓰임새 같은 걸 염두에 두거나 유래가 있기 마련인데, 벙어리장갑은 그렇지 않은 듯합니다. 더구나 ‘벙어리’는 언어장애인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어서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던 ‘벙어리장갑’이라는 말이 불현듯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얼마 전부터 벙어리장갑 대신 ‘엄지장갑’ 또는 ‘손모아장갑’이라는 이름으로 부르자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참 예쁜 이름이지요. 이름 자체도 그렇지만 이름을 만들어 낸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상교 작가의 입을 거쳐 만들어진 이름, ‘붕어빵장갑’은 더더욱 정답습니다. 둥글둥글 도톰한 장갑의 모양새가 과연 붕어빵을 닮았거든요. 마음이 가는 만큼 보인다고, 오랜 시간 따듯한 시선으로 어린이를 바라본 그의 마음이 장갑에도 닿은 느낌입니다. 사실, 붕어빵장갑 말고도 새로운 이름이 동화에 또 나옵니다. 하지만 비밀입니다. 읽기 전에 다 알려 주면 재미가 없으니까요. 아, 작가가 실제로 붕어빵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로 해 두겠습니다.
다르지만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
양말, 장갑, 신발 등 우리는 뭐든 짝을 맞추어 쓰는 것에 익숙합니다. 색과 모양이 같아야만 편안하게 여깁니다. 서로 짝이 아닌 것끼리 있으면 ‘짝짝이’라고 부르지요. 그런데 짝짝이면 안 되는 이유가 있나요? 패셔니스타들은 일부러 색도, 모양도 짝짝이로 입기도 하는데요. 같은 것끼리 있을 때 편안한 건 사실이지만, 서로 달라도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아영이와 진묵이가 서로 다른 장갑을 한 짝씩 나눠 끼고 웃는 것처럼요. 모양과 색이 서로 달라도 장갑이 따듯하면 그만이라고 말하는 두 아이가 이다음에 클 때까지도, 언제까지나 이런저런 사람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살아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