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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그 얼마나 좋을까』는 다산 정약용의 시 「불역쾌재행(不亦快哉行)」 20수를 그림과 함께 소개한 책입니다. 「불역쾌재행(不亦快哉行)」은 정약용이 1796년 규장각 교서로 근무할 때 쓴 작품입니다. 답답하고 우울하며 정적인 상황에서 행복한 기분이 드는 상황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상상하고는 말미에 불역쾌재(不亦快哉:그 얼마나 좋을까)를 후렴처럼 붙어 놓았습니다. 시에서는 다양한 상황이 등장합니다. 경치를 가로막은 처마를 확 걷어 낼 때, 묶여 있던 매가 찬바람을 맞으며 시원스레 날아오를 때, 시름겨운 밤 걸걸한 노래를 크게 한 자락 뽑아 낼 때 등 생각만 해도 마음속이 후련해지는 순간들을 노래했습니다. 당시 정약용은 노론 세력으로부터 심한 참소와 모함을 받던 상황이었습니다. 국왕 정조는 무척 그를 총애하였지만, 왕의 총애가 깊어질수록 그를 향한 참소와 모함은 심해져 갔고, 이로 인한 답답함과 불안함이 늘 그를 괴롭혔습니다. 정약용은 이러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기 위해 「불역쾌재행」을 지으며 행복한 순간들을 상상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럴 때면 정약용이 그랬던 것처럼, 이 책에 나와는 것처럼, 한번 기분 좋은 상상을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것이 공상이라 할지라도 잠시나마 행복해진다면 현실의 어려움을 견뎌내는 데 분명 큰 힘이 될 것입니다. 20180907_05_01.jpg 20180907_05_02.jpg

출판사 보도자료

1. 가을날 찾아와 한 달 넘게 찌고 습해 퀴퀴한 냄새 속에 跨月蒸淋積穢? 온몸 기운 없이 하루 내내 보내다가 四肢無力度朝? 가을날 찾아와 푸른 하늘 맑고 드넓어 新秋碧落澄寥廓 사방 어디에도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으면 端軸都無一點雲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2. 막힌 물길 툭 터 주어 돌무더기 푸른 시내 물굽이를 가로막아 疊石橫堤碧澗? 가득 고인 물이 빙빙 돌고 있는데 盈盈?水鬱盤? 긴 삽 들어 막힌 데를 툭 터 주어 長?起作囊沙決 우레처럼 콸콸대며 흐르게 하면 澎湃奔流勢若雷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3. 푸른 하늘 날아오르면 날개 묶인 매 오랫동안 굶주림에 지쳐 蒼鷹鎖?困長饑 가지 끝에서 푸드덕거리며 주저하던 중 林末??倦却歸 때마침 북풍 불어 처음으로 줄을 풀고 好就朔風初解? 바다 같은 푸른 하늘 마음껏 날아오르면 碧天如水盡情飛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4. 세찬 여울에 다가들어 맑게 갠 강 삐걱삐걱 배를 타고 客舟??汎晴江 소용돌이에 멱 감는 물새 무심히 보던 중 閒看盤渦浴鳥雙 물살 내리꽂는 세찬 여울에 다가들어 正到急湍投下處 뱃전에 시원한 바람이 쏴쏴 들이치면 ??拂拂???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5. 저물녘 서풍 불어 높디높은 절벽에 힘겹게 올라 보니 ?嶢絶頂倦遊? 구름안개 층층이 아래를 덮었는데 雲霧重重下界封 저물녘 태양을 날릴 듯한 서풍 불어 向?西風吹白日 한순간 천만 개 봉우리 드러나면 一時呈露萬千峰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6. 말에서 내려 배에 오르니 야윈 말로 애면글면 가파른 길 지나면서 羸?局促歷?巖 돌부리 나뭇가지에 옷자락 찢기다가 石角林梢破客衫 말에서 내려 배에 오르니 앞길이 평탄하여 下馬登舟前路穩 저물녘 순풍에 돛을 높이 달고 가면 夕陽高揭順風帆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7. 가을 바람 맞고 서니 낙엽이 사락사락 강둑에 떨어지고 騷騷木葉下江? 우중충한 날씨에 흰 파도 일렁일 때 黃黑天光蹴素濤 옷자락 펄럭이며 바람을 맞고 서서 衣帶飄?風裏立 흰 깃을 다듬는 선학이나 된 듯하면 ?疑仙鶴刷霜毛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8. 모조리 헐어 내어 이웃집 모퉁이 마당을 가로막아 ?人屋角障庭心 서늘한 날 바람 없고 맑은 날도 그늘지니 ?日無風晴日陰 거금 주고 사들인 후 모조리 헐어 내어 請買百金??去 저 멀리 수많은 산 눈앞에 펼쳐지게 하면 眼前無數得遙岑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9. 세찬 비 쏟아져서 지루한 여름날 불볕더위에 시달려 支離長夏困朱炎 베적삼은 축축하고 등골에 땀이 흐르는데 ??蕉衫背汗沾 시원한 바람 불고 세찬 비 쏟아져서 ?落風來山雨急 일순간 벼랑 골짜기에 고드름이 걸리면 一時巖壑掛氷簾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10. 집채만 한 바위 뽑아 맑은 밤 소리 없는 적막한 골짜기에 淸宵巖壑寂無聲 산 귀신도 잠이 들고 짐승도 기척 없는데 山鬼安棲獸不驚 집채만 한 바위를 뽑아 들어 挑取石頭如屋大 천 길 낭떠러지에 우르르 꽝 굴려 보면 斷厓千尺???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11. 교외로 훌쩍 나서니 좁디좁은 서울에 움츠려 지내면서 局促王城百雉中 병든 새가 조롱 속에 갇힌 듯이 있다가 常如病羽鎖雕籠 채찍을 휘두르며 훌쩍 교외로 나가 鳴鞭忽過郊門外 눈앞에 끝없이 펼쳐진 산천초목 바라보면 極目川原野色通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12. 큰 붓을 움켜쥐고 좋은 종이 펴 놓고 술 취해 느긋이 시를 읊다가 雲?闊展醉吟遲 우거진 녹음에 빗방울 떨어질 때 草樹陰濃雨滴時 서까래 같은 큰 붓을 불끈 움켜쥐고 起把如椽盈握筆 먹물 흥건하게 거침없이 휘두르면 沛然揮?墨淋?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13. 판을 쓸어 엎어 버리면 장기바둑 두는 법을 알지 못해 奕棋曾不解?輸 바보처럼 곁에 앉아 구경만 하다가 局外旁觀坐似愚 쇠막대기 손에 움켜쥐고 好把一條如意鐵 판을 홱 쓸어 엎어 버리면 ?然揮掃作虛無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14. 고요한 밤 진탕 취해 대숲에 달이 뜨고 밤은 깊어 가는데 篁林孤月夜無痕 고요한 정자에 술독 놓고 홀로 앉아 獨坐幽軒對酒樽 백 잔쯤 들이마셔 진탕 취해서는 飮到百杯泥醉後 걸걸한 노래 한 자락에 근심 걱정 씻어 내면 一聲豪唱洗憂煩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15. 한겨울에 사냥 나가 눈보라 흩날리고 찬바람 몰아칠 때 飛雪漫空朔吹寒 숲속에 어슬렁거리는 여우와 토끼를 入林狐?脚?? 긴 창과 큰 화살에 붉은 벙거지 갖춰 쓰고 長槍大箭紅絨帽 산 채로 잡아 말안장에 꿰차면 手?生禽側?鞍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16. 취해 잠들었다 문득 깨어 푸르른 물결 따라 고깃배 띄우고는 漁舟容與綠波間 바람 불고 이슬 내린 삼경까지 취해 놀다 風露三更醉不還 돌아가는 기러기 소리에 문득 잠에서 깼을 때 歸?一聲驚破睡 갈대꽃 이불 차갑고 하늘엔 초승달 걸려 있으면 蘆花被冷月如彎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17. 오랜 친구 우연히 만나서 집안 살림 죄다 팔아 나그네 짐을 꾸려 落盡家?結客裝 뜬구름 흘러가듯 타향을 떠돌다가 雲游?跡轉他鄕 실의에 찬 오랜 친구 길에서 만나 路逢失志平生友 주머니 속 돈 열 냥을 꺼내 준다면 交與囊中十錠黃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18. 범 같은 기세로 구렁이를 쪼으니 꺅꺅대며 까치 나무 끝을 맴돌고 ??嗔鵲繞林梢 시커먼 구렁이 둥지로 기어드는데 黑質脩鱗正入巢 어디선가 목이 긴 새가 끼룩대며 날아와 何處?然長頸鳥 범 같은 기세로 그놈의 머리통을 쪼아 버리면 啄將珠腦勢如?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19. 나무 끝에서 예쁜 달이 달 둥글 때 거문고 타며 노래를 부르려다 琴歌來?月初圓 먹구름 잔뜩 끼니 어쩔 수 없어 無那頑雲黑滿天 옷을 다 챙겨 입고 흩어지려는 그때 到了整衣將散際 나무 끝에서 예쁜 달이 얼굴을 내밀면 忽看林末出嬋娟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20. 기쁜 소식 들려와 타향 귀양살이에 대궐 못내 그리워 異方遷謫戀?稜 여관에서 잠 못 이루며 홀로 등불 돋우던 중 旅館無眠獨剪燈 문득 사면한다는 기쁜 소식 들려와 忽聽金鷄傳喜報 집에서 온 편지를 손으로 뜯는다면 家書手自啓緘? 그 얼마나 좋을까 不亦快哉

일러스트레이터 소개

1963년 충남 연기군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미술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수묵화를 중심으로 회화 작업을 해왔습니다. ‘정릉 탁아소 벽화’와 ‘걸개 그림’ 등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여 왔고,「JALLA전」「민중미술 15년전」「현실보다 아름다운 현실전」등 단체·기획전에 참여해 왔습니다. 지금은 ‘익명의 인물들, 그 일상’에 대한 관심을 수묵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따뜻한 필치와 뛰어난 데생으로 글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과 시대상을 잘 나타내 보여 줍니다. 어린이를 위해 그린 대표적인 책으로『만년 샤쓰』, 『아름다운 수탉』, 『첫눈 오는 날의 약속』, 『땅에 그리는 무지개』, 『부숭이는 힘이 세다』, 『모랫말 아이들』, 『약초 할아버지와 골짜기 친구들 1, 2』, 『멍멍 나그네』, 『독도 하늘에 태극기 휘날리며』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