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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창가의 토토』를 그린 이와사키 치히로 탄생 100주년 첫눈처럼 공평하게 세상 모든 이의 탄생을 축복하는 그림책 내일은 치이의 다섯 번째 생일. 하루 먼저 생일을 맞은 동무의 생일잔치에 초대받은 치이는 들뜬 나머지 그만 케이크의 촛불을 꺼뜨리고 맙니다. 창피한 마음에 도리어 토라져 버린 치이. 엄마에겐 생일 같은 건 싫다고, 내일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말했지만, 별님에게만은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별님만 알고 있는 치이의 소원은 이루어질까요? 이와사키 치히로는 수채화와 수묵화를 결합한 화풍으로 일본뿐 아니라 세계에서 사랑받는 화가이자 그림책 작가입니다. 평생 어린이를 작품 테마로 삼았고, 생전에 반전 및 반핵 운동에 앞장선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눈 오는 날의 생일』은 생일을 앞둔 아이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투명한 수채로 섬세하게 그려 낸 그의 대표작입니다. 실제 겨울에 태어난 이와사키 치히로의 유년의 추억이 깃든 각별한 그림책으로, 작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새롭게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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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보도자료

“별님 별님 내일 생일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엄마한테 말했지만 정말은 딱 하나 바라는 게 있어요.” 생일을 앞둔 어린이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걸작 책의 첫 장은 자신이 태어난 날 정말 눈이 왔는지 묻는 치이의 천진한 호기심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이어지는 장면에서 얼떨결에 동무의 생일 촛불을 불어 버린 치이는 부끄러움에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어느 겨울날의 오후, 네 살의 마지막 날. 치이는 붉게 지는 노을 앞에서 처음 홀로 남겨진 기분과 대면한다. 집에 돌아온 치이는 결말에 이르러 엄마에게 선물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받은 가장 귀한 것―바로 “눈”―을 엄마, 그리고 모두와 나눌 줄 아는 모습으로 달라져 있다. 그는 더 이상 생일에 조바심을 느끼고, 홀로 외로워하는 어제의 치이가 아니다. 탄생의 비밀을 궁금해했던 아이가 스스로를 긍정하며 성장하는 과정은 같은 감정을 지닌 어린이 독자에게 충만한 만족감을 안긴다. 수묵화와 하이쿠에서 엿본 새로운 그림책의 가능성 이와사키 치히로의 그림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그림책 편집자 다케이치 야소오다. 1950년 출판사 시코샤를 세우고, 1955년 월간 『어린이세계』를 창간한 그는 1968년, 영상 매체로 옮겨 가는 시대적 흐름에 “그림책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하자.”라며 이와사키 치히로를 찾아가 실험적인 그림책을 만들자는 뜻을 모은다.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어린이의 감수성을 테마로 한 그림책 시리즈는 당시 주류였던 이야기 그림책과는 결이 다른, 전혀 새로운 그림책의 가능성을 열었다. 구체적인 표현 방식에 있어 굳이 그리지 않음으로써 독자를 더 넓은 상상의 세계로 초대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 그림뿐 아니라 문장에서도 하이쿠 작법에 영향을 받아 시적인 언어로 풍부한 감상을 불러일으키고자 애썼다. 한국에서는 작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번역가이자 그림책 평론가로 활동하는 엄혜숙의 빼어난 번역으로 새로 펴낸다. 그간 일본 인명을 한국식으로 바꾸던 그림책 번역의 관행을 깨고, 작가의 어릴 적 애칭이기도 한 주인공 이름 ‘치이’를 그대로 살렸다.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책은 국내에 미출간된 『건강해진 날』을 포함한 총 7권 시리즈로 기획되어 2019년 12월 완간을 목표로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 첫 권 『눈 오는 날의 생일』은 한국 출간을 축하하는 일본 치히로 미술관의 적극적인 도움 속에 한국 독자만을 위해 준비한 초판 한정 엽서 세트를 선물한다. 어린이의 바람에 응답하는 세계 생일을 생각하면 때로 외로운 기분이 든다. 내 존재의 기원을 정작 나 자신은 기억해 낼 수 없음이 새삼스럽다. 그러나 그 대신 우리에게는 적어도 한번쯤, 단지 태어난 것만으로 까닭 없는 환대를 받은 기억이 있다. 종종 잊기 쉽지만 한 해에 단 하루, 생일이 환기하는 것은 그럼에도 삶은 축하받을 만한 일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 한때 어린이였고, 어린 시절 환대의 경험이 평생을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누구나 밤새 내린 눈을 보며 탄성을 지른 유년 겨울 아침의 한순간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꼭 100년 전 오늘, 치이의 탄생을 축복하며 내렸던 눈은 자신이 태어난 이유를 알고 싶어 하는 어린이의 바람에 대한 이 세계의 응답이다. 이제 우리가 그 축복을 우리 곁의 어린 사람들에게 건넬 차례다. 그림을 한 장, 한 장 그릴 때에는 꽤 즐거워서 차례차례 여러 장면이 눈에 떠오릅니다. 그래서 척척 그리게 됩니다만, 다 그리고 나서 견주어 보면 큰 것과 작은 것, 대충 그린 것과, 끝이 투명한 종이에 그린 것 등이 섞여 있어 이렇게 해서 과연 그림책이 될까, 하고 불안해집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인쇄해 책으로 나오면 원화와는 다른 아름다움이 더해져서 뜻밖의 작품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책을 손에 들고 한 장씩 넘길 때에는 처음으로 보는 것처럼 대단히 신선합니다. 그때의 느낌은 분명 이 책을 보는 어린이들의 기분과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내가 태어난 날에도, 정말로 눈이 왔습니다. 그 기억을, 이 책을 보는 어린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_이와사키 치히로

일러스트레이터 소개

어린이를 평생의 작품 테마로 삼아 따뜻한 인간 감성과 동심을 표현한 이와사키 치히로는 생전에 반전 반핵운동에 앞장서서 실현하려고 애쓴 한편, 그 순수와 투명성으로 전쟁이 만들어 놓은 왜곡된 진실들을 전세계에 알리고자 분투한 그림책 작가겸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별도의 스케치 작업 없이 언제나 양손으로 붓을 집어들었던 그녀는, 197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그래픽상(《작은 새가 온 날》)을 비롯해, 라이프치히 국제도서전 일러스트상(《전쟁터의 아이들》),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소학관 아동문학상, 문부대신상 등을 수상하며 ‘어린이처럼 투명한 수채화의 작가’라는 명성과 함께 전 인류에 문학적 교감을 이루어냈다. 이와사키 치히로가 세상을 떠난 지 3년 뒤인 1977년, 동양에서는 유일한 그림작가의 박물관인 도쿄의 치히로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현재 유니세프 친선대사이자 《창가의 토토》의 저자인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미술관장으로 있는 이곳에는, 8,500여 점에 이르는 치히로의 그림들이 소장되어 있다. 그리고 1997년에는 나가노의 아즈미노에 또 하나의 치히로 미술관이 개관하였는데, 이 곳에는 치히로가 생전에 좋아했던 케테 콜비츠의 작품을 비롯하여 세계 유명 그림책 작가들의 원화를 연대별로 구성한 그림책 역사관이 설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