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보도자료
“크고 거창한 이야기가 필요한 건 아니야”
감동을 주는 것은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소소하고 평범한 것일 때가 많다. 어린이들을 독자로 하는 동시도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 속에서 감동을 전해줄 수 있다. 오히려 거창한 이야기보다 공감과 감동의 크기가 더 크고 깊을 때가 많다.
이오자 시인의 신작 시집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린이라면 누구나 쉽게 보고, 만나고,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작은 에피소드들처럼 담겨 있다. 늘 잔소리만 하는 엄마는 꿈에서 여행 간 것도 엄마 돈 써다고 타박하고(엄마도 참), 할머니는 늘 핫쿨한 냄새가 나는 파스를 무릎에 붙이고 계신다(파스). 교실에서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로 인해 친구 사이가 어색해지기도 하고(혀 때문에), 좋아하는 여학생 덕분에 편식도 고쳐지는 사연(편식 잡는 약) 등은 늘 어린이 곁에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이다. 이 소소함이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어린이 독자들에게 더 큰 공감을 얻게 된다. 그래서 이오자 시인의 동시는 ‘가까이 있는 동시’이다.
하늘엔 / 달 혼자 // 마당엔 / 나 혼자 // 나마저 들어가면 / 달은 혼자 뭐하나
- ‘혼자’ 전문
소소한 소재들은 가족과 친구들과의 일상을 넘어서, 바람, 계절, 날씨, 해와 달 등 자연현상에까지 확장된다. 이러한 소재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시는 어린이로부터 멀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오자 시인은 그러한 소재들 속에서도 쉽고, 작지만 공감가는 이미지들을 뽑아내기 때문이다. 하늘에 혼자 떠 있는 달을 보면서, 혼자 있는 친구처럼 혼자 남을 것에 대한 염려를 하고, ‘벌써 봄, 벌써 여름, 벌써 가을, 벌써 겨울’ 이런 어른들의 감탄사를 들으면서 시간이 실타래처럼 돌돌돌 감겨 온다는 생각을 한다(시간 실타래). 매일 떠 오르는 태양은 하루를 밝혀주는 최강 에너지(일출)이고, 고층빌딩 사이에 걸린 초승달을 걱정하기도 한다(초승달).
이외에도 식물과 동물, 학교가는 길, 연습장, 모기, 시계 소리 등 아이들의 눈이 닿는 모든 것이 시의 소재가 되어 동시로 등장한다. 그게 이오자 시인의 매력이다. 소재에 이야기가 담기고, 그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작은 상상력, 그 매력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동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