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보도자료
종다리, 버들붕어, 지렁이, 두더지, 땅강아지, 땅말벌, 매미, 자벌레, 풀무치, 제비, 반딧불이, 쇠똥구리, 거미, 오목눈이, 고슴도치, 귀뚜라미, 다람쥐, 까치 -이것은 이 생태 동시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들의 이름이다. 그리고 보리밭, 여울목, 흙 속, 풀밭, 냇가 미루나무, 덤불숲 등 함께 등장하는 자연은 온갖 동물들이 깃들여 사는 삶의 터전이다. 시인들은 우리 땅에 깃들여 사는 이 동물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다음 시로 빚어내어 우리 아이들 앞에 내 선뜻 놓아 주고 있다.
일제 강점기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좋은 동시를 많이 남긴 민족시인 윤동주는 ‘그믐밤 반딧불은/부서진 달조각’이라며 그 ‘달 조각을 주우러/숲으로 가자’고 청하며, 달 밝은 밤에 ‘귀뚜라미와 나와/잔디밭에서 이야기했’는데 ‘아무에게도 알으켜 주지 말고/우리 둘만 알자고 약속했다.’라고 우리에게 슬쩍 귀띔한다.
시조시인 정완영은 ‘우리 마을 앞냇물을 건너가는 징검다리/돌팍 밑에 숨어 사는 버들붕어 두 마리는/돌팍이 저이들 집이래 여울목이 놀이터래.’라고 옛이야기 하듯 다정다감하게 전하고, 고 은 시인은 ‘제비 새끼 다섯 마리’가 ‘어느 날 후두둑 날아/저만치 빨랫줄에 앉자마자/기우뚱 기우뚱/나를 부’른다고 말하며 우리와 친숙하게 지내던 제비들의 모습을 활기차게 그린다.
한편, 젊은 시인 양인숙은 ‘세상을/재 보는’ 게 소원이었던 어린 자벌레가 ‘산 하나도/다 재지 못하고/엄마가 되고’ 만 사연을 재미있게 전하며, 표제작을 쓴 박혜선 시인은 개똥벌레, 말똥구리, 쇠똥구리, 똥방개 등 이름에 ‘똥’ 자가 들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놀림당하는 벌레들을 다독다독 위로하는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이처럼 이 그림책에는 사람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 땅의 여러 동물들이 등장하는 16편의 동시가 실려 있다. 그리고 동시를 재해석한 화가 김재홍의 그림은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여러 사물이 어우러진 자연을 자연스럽게 묘사하여,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또한 함께 곁들여진 세밀화는 동물들을 직접 볼 수 없는 아이들이 간접적으로나마 그 모습이나 생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