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보도자료
세상에서 가장 심오한 장난감, 책! _ 책이 가진 고유한 힘을 일깨우는 우화 그림책
지난해 봄에 노르웨이의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에 한강 작가가 다섯 번째 작가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신문에 기사로 실렸어요. 아시아 작가로는 최초라고 하지요?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가 뭐냐고요? 스코틀랜드의 예술가 케이티 패터슨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인데요. 2014년부터 해마다 작가 한 명씩을 선정해서 비공개 원고를 받은 다음, 백 년 뒤인 2114년에 책으로 출간한다는 내용의 공공 예술 프로젝트예요.
한강 작가는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미래 도서관의 숲에서 흰 천으로 감싼 원고를 케이티 패터슨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해요. 미래 도서관은 이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오슬로 외곽의 숲에다 1000그루의 나무를 심어 두었고, 훗날 그 나무들로 종이를 만들어 100권의 책을 출간할 계획이라지요?
그런데 스코틀랜드 예술계에서 한창 잘나가고 있는 케이티 패터슨은 정작 글을 쓰는 작가도 아니면서 왜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을까요? 그건 아마도 (종이)책이 가진 고유성과 특별함을 지켜내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책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과 특별함…….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그 가운데서 ‘사유하는 힘’이 가장 크지 않을까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잖아요. 책 읽기가 왜 중요한지, 우리 앞에 펼쳐진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데 얼마나 큰 바탕이 되는지……. 그래서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누구나 인지하지만, 아이들이 그 기반을 닦아 가도록 제대로 이끄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아요. 게다가 요즘 우리 주변에는 책보다 훨씬 더 재미나고 흥미로운 것들이 넘쳐나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이것 때문에 케이티 패터슨이 ‘종이책’을 지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생각했을지도 몰라요.)
우리의 시선을 가장 크게 빼앗는 디지털 기기의 발전 속도는 가히 눈부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예요. 아이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인 아이템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으니까요. 즉각적이고 자극적인 볼거리는 또 얼마나 많은지요. 톡 까놓고 말해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그런 유혹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 것들에 빠져 있다 보면,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겨 가면서 글을 읽고 의미를 파악하는 독서 활동이 아주 답답하고 지루하게 여겨지기 십상이지요. 그런데요, 그렇다고 우리 아이들이 그런 것들에만 마음을 홀딱 빼앗긴 채 살아가도 괜찮을까요?
『책 읽는 고양이』는 바로 그 고유하고 특별한 힘을 지닌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낸 우화예요. 엄마와 함께 도서관에 간 고양이 블라디미르가 이런저런 체험을 하던 끝에 책이 가진 매력에 포옥~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아주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거든요.
책이랑 신나게 놀아 볼까? _ 책이 즐거워지는 순간을 만나다!
블라디미르는 엄마와 함께 도서관에 갔어요. 도서관은 난생처음이에요.
“도서관은 책을 모아 놓은 곳이야. 책은 참 신기해. 마치 마법과 같아서 너를 아주 먼 곳까지 데려갈 수 있지. 세상의 아름다움이 책 속에 다 들어 있거든!”
엄마 말을 듣는 순간, 블라디미르의 가슴은 설렘으로 콩콩 뛰었지요. 얼른 도서관 안으로 달려 들어가고 싶을 만큼요. 그런데 막상 도서관에 들어가서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는 책장을 둘러보고 나니까 시시하다는 생각이 불쑥 들지 뭐예요? 진짜로 멋있는 책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책들도 많았거든요.
마법 같은 건 어디에도 없는 듯이 보였지요. 책 한 권을 집어서 허공으로 휙 던져 보았지만, 그대로 바닥에 툭 떨어지던걸요. 책을 깔고 앉아 한참 동안 지켜보아도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일 같은 건 끝끝내 일어나지 않았어요. 아빠의 태블릿 PC는 손끝이 스치기만 해도 화면이 싹싹 바뀌었는데…….
그런데 얼마 뒤에 앙고라 고양이 한 마리가 슬그머니 다가와서 같이 놀자고 하지 뭐예요? 둘이서 집도 짓고, 자동차도 만들고, 거대한 트럭도 만들었지요. 무시무시한 괴물도 만들고요. 둘이서 노니까 진짜진짜 신나고 재미있었답니다. 그러고 보니까 책으로 할 수 있는 게 무지무지 많기는 했어요. 뭐, 솔직히…… 마법 같지는 않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