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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누구보다 어린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작가 이와사키 치히로가 그린 사랑스러운 여름 방학 반세기 동안 변함없이 읽힌 일본 그림책의 고전 『포치가 온 바다』(미디어창비)의 한국어판이 새롭게 단장해 독자들과 만난다. 이와사키 치히로는 수채화와 수묵화를 결합한 화풍으로 일본뿐 아니라 세계에서 사랑받는 화가이자 그림책 작가다. 평생 어린이를 작품 테마로 삼았고, 생전에 반전 및 반핵 운동에 앞장선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포치가 온 바다』는 여름 방학을 맞이한 어린이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바다처럼 시원한 색감으로 그려 낸 그의 대표작이다. 거장의 붓끝에서 탄생한, 유년의 잊지 못할 여름날의 한 페이지를 지금 펼쳐 보자. 20200703_01_01.jpg 20200703_01_02.jpg 20200703_01_03.jpg 20200703_01_04.jpg

출판사 보도자료

두근두근 설레는 유년의 여름날 여름 방학을 맞은 치이는 엄마와 함께 바닷가 할머니네 집을 찾는다. 정든 친구들과의 작별, 다음 학년으로의 성장을 앞둔 겨울 방학과 달리, 여름 방학은 어린이에게 온전히 기쁨과 행복으로 충만한 시간이다. 기차의 창밖으로 펼쳐진 푸른 바다는 과연 치이의 설렘을 북돋운다. 멋진 수영복과 튜브도 여름의 들뜬 분위기를 거든다. 그런데 주인공 치이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치이의 단짝, 강아지 포치가 함께 오지 못한 까닭이다. 봐 주는 포치가 없다면 아무리 멋진 수영복과 튜브도 소용이 없다. 기다렸던 여름 방학도 포치 없이는 순식간에 의미를 잃고 만다. 치이는 포치를 생각하며, 같이 놀자는 새 친구들의 부름도 뿌리친다. 그리운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기로 한 치이는 포치에게 자신이 없더라도 홀로 울지 말 것을 당부한다. 포치에게 건네는 당부는 제 스스로를 향한 다짐이기도 하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벅찬 행복의 순간을 담은 명작 너무 보고 싶었던 나머지 보고 싶었다는 말마저 미처 잇지 못하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넘치도록 반가운 마음은 그저 “아― 포치, 편지 받았구나”라는 말로 대신할 수밖에 없다. 작품 속에서 이 순간의 주인공은 포치다. 치이의 벅찬 얼굴은 숨겨 둔 채 포치의 표정만으로 치이의 행복감을 대신 전하는 연출은 절묘하다. 여름 방학을 그린 수많은 명작 그림책 사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손색이 없다. 이와사키 치히로의 그림책은 대체로 당시 주류였던 그림책들과는 다소 결이 다른 서정성이 돋보이지만, 이 책만큼은 여름 햇살처럼 눈부신 생기와 활력이 넘친다. 『포치가 온 바다』는 그간 국내에서 『치치가 온 바다』라는 제목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이번에는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책 시리즈를 완간하며, 번역가이자 그림책 평론가로 활동하는 엄혜숙의 빼어난 번역으로 새로 펴낸다. ‘토토’와 ‘치치’였던 한국어판 등장인물 이름은 원작 그대로 ‘치이’와 ‘포치’로 바로잡았다. 매년 여름이 돌아올 때마다 방학을 기다리는 어린이에게 선물할 그림책으로 자신 있게 권한다. [작가의 말] 잔디밭 너머로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곳에서, 나는 이 그림책을 그렸습니다. 잔디 위에는 귀여운 강아지 두 마리가 날마다 장난치며 놀고 있었습니다. 그 강아지들을 바라보면서, 또 포치 그림을 그리면서, 가끔 나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열네 살 된 늙은 하얀 개를 떠올리곤 했습니다. 늙은 개라고 해도, 흔히 말하는 나이 든 냄새 나는 개가 아니라 까맣고 동그란 눈동자를 지닌, 아직 천진난만함이 남아 있는 개입니다. 14년 전 여름의 일, 상냥한 아주머니의 손가방에 담겨 온 그 이름 없는 하얀 개는 우리 집을 의심도 없이 자기 집이라 믿으며 자랐습니다. 내가 일하는 방 한쪽 구석에서 낡은 담요를 굳이 둥그렇게 말아 뒹굴고 자면서, 여기 또한 자신의 방이라고 굳게 믿으며 유유히 지냈습니다. 가끔 방에 여러 손님이 오면 나는 매번 미안해하면서 "개 냄새가 나는 방"이라고 변명했습니다. 문득, 이 그림책의 치이도 나처럼 포치의 응석을 지나치게 받아 주는 걸까 생각했습니다. 아니에요, 치이는 아이이기 때문에 분명히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거예요. 이 개와 함께 자란 내 아들이 그 옛날, 곧잘 개하고 서로 치고받고 다투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1974년) _이와사키 치히로

일러스트레이터 소개

어린이를 평생의 작품 테마로 삼아 따뜻한 인간 감성과 동심을 표현한 이와사키 치히로는 생전에 반전 반핵운동에 앞장서서 실현하려고 애쓴 한편, 그 순수와 투명성으로 전쟁이 만들어 놓은 왜곡된 진실들을 전세계에 알리고자 분투한 그림책 작가겸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별도의 스케치 작업 없이 언제나 양손으로 붓을 집어들었던 그녀는, 197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그래픽상(《작은 새가 온 날》)을 비롯해, 라이프치히 국제도서전 일러스트상(《전쟁터의 아이들》),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소학관 아동문학상, 문부대신상 등을 수상하며 ‘어린이처럼 투명한 수채화의 작가’라는 명성과 함께 전 인류에 문학적 교감을 이루어냈다. 이와사키 치히로가 세상을 떠난 지 3년 뒤인 1977년, 동양에서는 유일한 그림작가의 박물관인 도쿄의 치히로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현재 유니세프 친선대사이자 《창가의 토토》의 저자인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미술관장으로 있는 이곳에는, 8,500여 점에 이르는 치히로의 그림들이 소장되어 있다. 그리고 1997년에는 나가노의 아즈미노에 또 하나의 치히로 미술관이 개관하였는데, 이 곳에는 치히로가 생전에 좋아했던 케테 콜비츠의 작품을 비롯하여 세계 유명 그림책 작가들의 원화를 연대별로 구성한 그림책 역사관이 설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