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안개 속 작은 까치밥나무 열매처럼
섬세하게 흔들리는 한 노인의 마지막 하루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어느 아침, 앙리는 일어나 뜨거운 차를 마시고, 버터와 잼을 바른 빵을 먹었다. 앙리는 평소보다 동작이 굼뜬 것 같다고 느꼈다. 그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안개에 싸인 붉은 까치밥나무 열매. 그는 자신이 안개 속 까치밥나무 열매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앙리는 앞마당으로 나가 잠시 서성였다. 저 멀리, 추수가 끝난 밀밭에는 두루미들이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그는 익숙한 오솔길을 걸어 큰길로 나갔다. 떡갈나무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동네 우편함들. 앙리는 주머니를 더듬어 열쇠를 꺼낸 다음, 우편함을 열어 보았다. 텅 빈 우편함……. 열쇠가 손에서 미끄러지듯 떨어졌다. 그는 애써 붙잡으려 하지 않았다. 앙리는 다시 집으로 향했다. 고양이가 집 앞 벤치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앙리는 고양이 털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낡은 몽당연필을 꺼내어 문 아래에다 썼다. “돌아올게요.” 그는 벤치에 앉아, 여름의 열기가 아직 남아 있는 집 나무 벽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는 『잃어버린 영혼』, 『바다에서 M』 등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온 요안나 콘세이요 작가가 아버지의 죽음을 겪은 뒤 만든 그림책이다. 작가는 앙리의 하루를 천천히 따라가며, 그가 남긴 일상의 흔적을 조용히 더듬고 그가 느꼈을 외로움과 기다림, 두려움 같은 미세한 감정들을 특유의 화법으로 섬세하게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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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에 폴란드에서 태어나 판화를 전공하고 드로잉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2004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그림 작가 가운데 한 명입니다. 부드러운 흑연 질감으로 표현되는 특유의 상징으로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적인 그림이라는 평을 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