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소나기가 시원하게 내립니다. “후드득 후드득 쏴아!” 하지만 민호는 소나기가 시원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소나기의 강한 빗줄기가 받아쓰기 시험지 위에 그대로 오버랩 되었기 때문입니다. 윤정미 작가의 『소나기가 내렸어』는 이야기의 도입부터 주인공 민호의 감정에 집중합니다. 받아쓰기 시험에서 빵점을 받고 속상해하지 않을 아이는 없을 것입니다. 소나기는 그쳤지만, 여전히 민호의 마음에는 소나기가 내리고 있습니다. 엄마에게 혼날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뒤범벅이 되어 괜히 물웅덩이에 비친 하늘을 흩뜨려 놓습니다.
받아쓰기 빵점을 받은 오빠의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맑기만 한 동생 민지. 혼자 물웅덩이에서 물장구도 치고, 비가 내린 후 만나게 되는 개구리, 지렁이를 보며 즐거워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찬찬히 읽다 보면, 민지가 얼마나 오빠의 마음을 헤아리려 하고, 그 마음을 풀어 주려 애쓰는지 알 수 있습니다. 걱정이 한가득인 오빠가 땅만 보며 걸어가는 걸 보고, 자꾸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기다란 개미 행렬을 가리키기도 하고, 오빠의 우산을 가져가 활짝 펼쳐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민호의 마음이 쉽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집에 가기 싫어서 자꾸만 발걸음이 느려집니다. 이제 엄마에게 혼날 일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민호가 정말 꺼내 보이기 싫었던 빵점 시험지에 민지가 우산을 그리는 순간, 빨간 빗금은 어느새 빗줄기를 막아 주는 우산이 되었습니다. 한순간에 걱정 근심을 날려 버리는 마술 같은 해결책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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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의상디자인을 공부했고, 호텔에서 마케팅에 관한 일을 했습니다. 지금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함께 가면 좋아요》, 《자꾸자꾸 배아픈 도도》, 《조선 역사 그날, 무슨 일이?》, 《토끼와 고슴도치》, 《나 좀 도와줘)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