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보도자료
‘산’은 작가가 오랫동안 간직한 어릴 적 경험을 어른이 된 시점에서 완성한 그림책입니다.
작가는 우리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그림책의 소재로 등장시킵니다. 그것은 바로 다름 아닌 ‘때’입니다. 흔히 ‘언제’라는 시기를 말하는 어느 때의 ‘때’가 아닌 우리 몸에서 나오는 바로 그 ‘때’입니다.
작가는 독특하게도 목욕탕에서 생산되는 혹은 버려지는 우리 몸의 때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목욕탕에서 벌어지는 알 수 없는 집중과 반복을 통해 수없이 만들어져가는 우리들의 때를 차곡차곡 쌓아올려 ‘더미’로 치환시킨 후 그 안에 갇히어 숨진 우리 행위의 목표, 이상, 가치를 소환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무언가에 목표했던 바가 어느새 퇴색되고 그 무엇을 위한 무엇이라는 행위만 남은 채 동어 반복되는 행동 또는 의식과 질서의 퇴적 속에 갖혀 버린 본래의 의미를 찾아 거대한 산더미 속 깊숙히를 파헤쳐 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대중목욕탕에 갔던 기억을 되살려 봤어요. 때를 밀고 있는 세신사, 기다란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 때를 밀고 있는 아이와 때밀이 기계 앞에 서 있는 아주머니들, 마치 세상 모든 사람들이 때는 미는 것만이 목표이고, 주어진 일인 것처럼 온 힘을 다해 때를 밀고 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때는 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사실 우리 몸에서 나온 때들은 아주 가까이에서 쌓여 가고 있어요. 쌓이고 쌓여서 결국 산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