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병들어 주름 가득한 얼굴로 누워만 있는 할머니, 그 분을 가만히 불러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알아듣지 못할 말만 하고 냄새도 나서 가까이 가기 싫은데, 할머니는 아이의 손을 붙들고 놓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옛날 아기였을 때, 할머니는 누구보다 아이를 사랑해 주었고 아이 역시 할머니의 곁을 떠나지 않았죠. 할머니의 사랑과 죽음, 그리고 그 분에 대한 그리움이 차분한 수채그림에 담겨 있습니다. 아이는 일요일이 좋습니다. 늦잠을 자고, 아빠와 축구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오후가 되면 시무룩해집니다. 병든 할머니를 만나러 가야 하니까요. 치매에 걸려 이상한 할머니. 옛날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들려 주셨다지만 아이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돌아가십니다. 아이는 이제 일요일 오후에 할머니에게 가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자꾸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그리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