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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큰비가 내린 숲속, 동물 친구 넷이 구덩이에 빠졌다! 이렇게 깊고 미끄러운 구덩이를 빠져나갈 수 있을까? 아이가 늦어도 네다섯 살쯤이 되면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아침이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서 함께 놀고 공부하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고, 욕망과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운다. 너무 욕심을 부리거나 떼를 쓰거나 막무가내로 굴면 눈총을 받을지도 모른다. 물론 어떤 아이들은 가족 내에서도 충분히 사회성을 기를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사회성 부족 때문에 곤란을 겪는다. 그래도 사회성 발달이 어린이의 성장에 있어 중요하다는 사실만큼은 틀림이 없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친구가 되고, 더 나아가 협력을 하게 되기까지 모든 일은 당연하고 자연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어린아이가 자기중심적인 세계에서 벗어나 친구를 사귀고 규칙을 익히고 한발 한발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은 꽤나 감동적인 데가 있다. 김미애의 저학년동화 『구덩이에 빠졌어!』는 소풍에 나선 아기 동물들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동의 목표란 바로바로 깊숙한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는 것. 큰비가 내린 다음 숲속으로 소풍을 갔던 동물들이 차례차례 구덩이에 빠졌기 때문이다. 토끼는 신이 나서 서두르다가, 여우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다가, 돼지는 새로운 놀이인 줄 알고 자발적으로, 곰은 친구들을 꺼내주려다가 주르륵 미끄러져서. 구덩이에 빠지게 된 이유와 상황은 저마다 다르지만 문제는 하나, 어떻게든 구덩이에서 나가야 한다. 아기 토끼, 아기 여우, 아기 돼지, 아기 곰, 네 마리 동물들은 덩치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몽땅 구덩이에 빠졌다는 엄청난 사건을 대하는 자세까지도 모두 다르다. 토끼는 소심하지만 차분하고, 여우는 까탈스럽지만 영리하고, 돼지는 둔하지만 명랑하며, 곰은 잘난 척을 좀 하지만 듬직하다. 누구 하나 빼어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 이 동물들도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두루 갖고 있다. 어쩌면 바로 그렇기 때문에 친구가 되었을지도. 하지만 상황이 나쁠 때 대개 그렇듯 구덩이에 빠진 동물들도 서로에게서 눈에 거슬리거나 못마땅한 구석을 찾아낸다. 아기 돼지는 어쩜 저렇게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놀 궁리만 하지? 토끼는 재빠르고 잘 뛰는 줄 알았는데 겁쟁이에다 소심하기만 하고, 여우는 결벽증에다 까칠해서 친구들에게 너무나 퉁명스럽다. 곰은 또 어떤가. 커다란 덩치에 먹을 것 타령만 하더니 달랑 하나뿐인 사탕을 혼자서 까 먹고 미안한 줄도 모르다니! 이래서야 원, 같이 힘을 합쳐 구덩이를 탈출하는 일이 가능하기나 할까?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후드득,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구덩이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자, 이제 우리의 동물 친구들은 이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 것인가. 20230714_07_01.jpg 20230714_07_02.jpg 20230714_07_03.jpg 20230714_07_04.jpg 20230714_07_05.jpg 20230714_07_06.jpg 20230714_07_07.jpg 20230714_07_08.jpg 20230714_07_09.jpg

출판사 보도자료

뜨거운 차를 두 잔 마실 만큼 시간이 흘렀어요. 그런데 흙이 쌓이는 속도보다 아기 여우의 걱정이 쌓이는 속도가 더 빨랐어요. 사실, 아기 여우는 알았어요. 아무리 구덩이 벽을 허물어도 구덩이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걸요.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똑같은 일을 하니까 조금 안심이 되었어요. --- p.42 아기 여우와 돼지와 토기는 거센 빗줄기를 뚫고 통나무를 옮겼어요. 통나무는 몹시 무거웠어요. 거친 나무껍질 때문에 살갗이 까지고 뾰족한 나뭇가지가 어깨를 파고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아무도 투덜대지 않았어요. --- p.77 “정말 엉망인 날이네. 엉망인 날씨야.” 아기 여우가 말했어요. “맞아. 엉망진창 소풍이었어. 하지만 같이 있어서 참 좋았어.” 아기 토끼가 말했어요. “응. 그렇게 크고 멋진 구덩이는 처음 봤어. 다음에는 사다리를 가지고 가자.” 아기 돼지가 말했어요. “그때는 사과를 많이 먹고 갈 거야. 또 빠지면 내가 꼭 구해 줄게. 나는 힘이 세니까.” 아기 곰이 말했어요. --- p.79 그러니까 오늘 내 계획은요……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하늘을 봐요. 해가 뜨면 그림자를 쫓아 뛰어갈 거예요. 비가 오면 웅덩이를 첨벙, 밟을 거고요. 눈이 오면 손으로 냉큼 잡아서 맛을 볼 때도 있어요. 사실 하늘은 별로 상관없어요. 내 계획은 그냥 노는 거예요. 신나게. 재미나게. --- 「작가의 말」 중에서

일러스트레이터 소개

뉴욕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지금은 출판, 광고 등 국내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거짓말의 색깔』 『신기한 이야기 반점』 『불꽃산 천년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