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둣빛 짙은 초여름, 다른 올챙이들보다 조금 일찍 알에서 깨어난 큰오빠 개구리가 독자를 마중 나왔다. 스토리보울에서 재출간된 백희나의 그림책 『꿈에서 맛본 똥파리』는 큰오빠 개구리가 동생 올챙이들을 위해 똥파리를 잡아 배불리 먹여 주고, 오색찬란한 맛있는 꿈을 꾸는 다정하고 기발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한번 맛보면 자꾸자꾸 펼쳐 보고 싶은 ‘숨은 맛집’ 같은 백희나 그림책이다. 늘 양보가 먼저인 오빠, 누나, 형인 맏이 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을 위로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또한, 현실에서 나보다 남을 더 배려하며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펄펄 기운 넘치는 내일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신하는 이 계절을 만끽하며, 백희나가 전하는 다정한 큰오빠 개구리의 오색찬란한 이야기에 모두 귀를 기울여 보자.
큰오빠 개구리의 오색찬란한 꿈
큰오빠 개구리가 있었습니다. 다른 올챙이들보다 조금 일찍 알에서 깨어난 큰오빠 개구리입니다. 웨엥! 큰오빠 개구리가 똥파리를 휙 잡아먹으려는 순간, “오빠! 나 배고파.” 동생 올챙이가 오빠를 부르네요. 큰오빠 개구리는 휘-익 척 ! 하고 동생 올챙이에게 똥파리를 먼저 잡아 줍니다. 어, 그런데 동생 올챙이들이 하나둘 모여들더니 “와아!” 환호성 치며, “형아, 나도!”, “오빠, 나도!”, “나도, 나도, 나도!” 저마다 배고프다고 여기저기 외쳐댑니다. 큰오빠 개구리는 기다란 혀를 휘둘러 휘익 척! 척! 척! 똥파리를 잡아 줍니다. 동생 올챙이들은 큰오빠 개구리가 잡아 준 똥파리를 날름날름 신나게 받아먹습니다. 에구구, 큰오빠 개구리가 혀가 너덜너덜 쭈욱 늘어진 채 쓰러져 있네요. 정작 자신은 똥파리를 한 입도 먹어 보지 못한 채 말이지요. 큰오빠 개구리는 꿈속에서 커다란 똥파리를 통째로 삼켰습니다. 오색찬란한 똥파리는 어떤 맛이었을까요? 모두 모두 큰오빠 개구리 꿈속으로 퐁당 빠져들어 보아요!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baekheena
2020 아스트리드린드그렌 메모리얼 어워드 상 수상
백희나는 독특한 상상력과 입체 일러스트로 대표되는 작가이다. 그녀는 2005년 볼로냐 국제도서전 픽션 부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며 더욱 유명해지게 되었지만, 그녀의 작품 『구름빵』은 이미 그녀의 재능을 바탕으로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구름빵』은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던 구름에 대한 공상을 이야기로 풀어내어 유년시절의 즐거웠던 상상을 떠오르게 한다. 가족들을 기본 모태로 고양이가 가져온 구름으로 만든 빵을 먹는 사람은 모두 두둥실 떠오르게 된다는 소동을 다루어 어른들의 추억과 아이들의 상상 모두를 자극한다.
무엇보다도 그녀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입체 일러스트가 가지고 있는 창의성과 따스함이다. 기존의 그림과 달리 종이라는 질감으로 느껴지는 인물인형들과 이들이 입고 있는 헝겊 옷, 그리고 모두 소품으로 이루어진 배경은 정겹고 따뜻한 감정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그녀의 또 다른 작품인 『팥죽 할멈과 호랑이』 역시 한지 인형을 통해 그려냄으로써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던 이야기를 또 다른 느낌으로 새롭게 이끌어내었다. 백희나가 가진 가족과 정을 바탕으로 한 세계관은 그녀의 이야기에도, 그림에도 스며들어 작품을 읽는 이로 하여금 따뜻함이 느껴지도록 하고 있다. h22na@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