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그늘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소 아저씨에게 아기 돼지가 다가옵니다. 돼지는 나무 주변에 떨어진 사과를 모아 파이를 만드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하여 공장을 세우고, 광고를 위해 사진을 찍어 스타가 되라고 조언합니다. 회사를 차려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가게와 공장들을 관리하는 ‘갑’인 소가 되라고요. 아기 돼지의 조언처럼 부자가 되기 위해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소 아저씨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늘에 누워 바람 소리를 듣고, 구름을 구경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계 제일 부자인 갑소』는 소와 돼지의 짧은 대화를 통해 순간의 소중함과 진정한 행복에 대해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입니다.
《고래야 사랑해》 《자유롭게 새처럼》
환경 운동가 일러스트레이터 바루 작가의 신작
《세계 제일 부자인 갑소》는 환경, 자유, 전쟁과 난민 등의 묵직한 주제로 감동을 선사했던 바루 작가의 신작입니다. 바루 작가는 《고래야 사랑해》 《자유롭게 새처럼》에서도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 주인공을 내세워 이야기를 전달한 바 있지요. 이러한 표현 방식을 통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번에는 소와 돼지의 우화를 통해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에 대한 가치를 전달하고, 내 삶의 우선순위가 무엇일지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면서도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습니다. 돼지는 소에게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 주며, 광고를 위해 사진을 찍어 스타가 되라고 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레드 피트’, ‘안젤리나 조니’와 같은 헐리웃 스타들과 식사를 추천하는 등 터무니없는 상상을 펼치지요. 누구나 한번쯤은 부자가 되는 것을 꿈꿉니다. 돼지의 이야기는 비약적이지만 우리의 마음과 닿아 있는 부분이 있어 웃음이 나오고, 또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야만 하는 시대임을 다시 한 번 깨달으며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바루 작가는 이렇게 우리 내면에 있는 소와 돼지를 모두 들여다보게 하지요.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철학적 사고를 돕는 깊은 주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호라티우스의 라틴어 시 한 구절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이지요. 《세계 제일 부자인 갑소》에서 돼지는 낮잠을 잘 시간에 사과를 팔아 부자가 되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소는 그저 그늘에 누워 바람 소리를 듣고, 구름을 구경하는 것이 즐거울 뿐이죠. 돼지의 조언처럼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 부자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그전에 내가 어떤 순간에 만족을 느끼는지 발견하고,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 둔다면 삶이 조금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 그러려면 돼지처럼 자기개발을 계획하기도 하고, 또 소처럼 지금 이 순간에 충실히 휴식을 취하기도 하면서 나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이렇듯 《세계 제일 부자인 갑소》는 철학적인 주제를 짧은 호흡의 우화로 풀어내어 지혜를 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상황을 설명하거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대신 소와 돼지의 일상적인 대화로 전개됩니다. 그러므로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행복과 자기 만족감, 내 삶의 가치와 우선순위에 대해 사유해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barrouxillustrations
프랑스에서 태어났고 저명한 에콜 에스티엔느와 에콜 불레에서 사진, 조각, 건축학을 공부했다. 파리와 몬트리올에서 아트 디렉터로 일하기도 했다. 몬트리올에서 일할 때 리놀륨 판화로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기 시작해 이제는 이름난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다. 지금은 프랑스 파리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그림 그린 책으로는 『누가 체리를 먹을까?』, 『초강력 아빠 팬티』, 『룰루루 꿀벌 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