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척척 옷 입기가 즐거워지는 이야기 〈차근차근 옷을 입어요〉
〈곰 세 마리 고미네〉 생활 그림책 시리즈의 일곱 번째 권 『차근차근 옷을 입어요』는 아기 곰 고미가 외출하기 전에 스스로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약 2세 무렵부터 자의식이 생기게 되어 혼자 해 보려는 의지가 강해지기 시작합니다. 혼자 옷을 갈아입는 것부터 손을 씻고, 서투른 숟가락질로 스스로 밥을 먹으려 하지요. 이렇게 아이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소소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일상생활 수행능력’ 또는 ‘자조능력’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연령별 습득할 수 있는 자조능력 중, 스스로 옷을 갈아입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풍 가기 딱 좋은 어느 날 아침, 아기 곰 고미는 잠에서 깨자마자 서둘러 세수를 하고, 옷장에서 티셔츠와 바지를 꺼냅니다. 엄마 곰, 아빠 곰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말이에요. 내가 입을 옷을 스스로 고르는 것부터 아이는 작은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미는 직접 고른 티셔츠부터 차근차근 갈아입기 시작합니다. 물론 혼자 힘으로 옷을 갈아입는 일이 결코 쉽지 않기에 고미는 중간중간 아빠 곰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자신 있게 혼자 티셔츠를 입어 보겠다며 나서지만 결국 뒤집어 입고, 바지를 입다가 벌러덩 넘어지기도 하지요. 아이가 능숙하게 옷을 갈아입기 위해서는 옷의 앞뒤를 구분하는 변별력과 대근육, 소근육의 발달 그리고 눈과 손의 협응과 같은 정교한 신체능력의 발달이 필요합니다.
『차근차근 옷을 입어요』에서 아기 곰 고미의 외출 준비가 순조롭지만은 않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힘으로 옷을 갈아입고 싶지만, 아직 모든 게 완벽하지도 익숙하지도 않지요. 하지만 이렇게 서툰 고미에게 아빠 곰이 행동을 재촉하거나, 모든 과정에 일일이 개입하지 않습니다. 아기 곰이 충분히 혼자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지요. 그 과정에서 아기 곰은 실패하거나 실수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실수하더라도 아이가 혼자 하려고 할 땐, 기다려 주며 작은 성취를 칭찬해 주어야 합니다. 아주 잠깐의 기다림과 은은하게 전하는 응원의 말이 아이에게는 큰 힘이 되어 줄 테니까요.
우리 아이 ‘자기 주도성’을 기르기 위한 밑거름
‘옷 갈아입기’를 아이가 스스로 하기 위해서는 훈련과 충분한 연습 시간이 필요합니다. 양말 신고 벗기, 티셔츠 갈아입기, 신발 신기와 같은 작은 일이 아이에겐 도전 과제와도 같으니까요. 이럴 땐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 하더라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 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아이의 성장 발달 과정에서는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아직 신체,언어,인지 발달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유아기에는 반복과 모방을 통해 배워 가며 성장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 안에 아이의 등원 준비를 마쳐야 하는 일상에서 아이에게 기다림과 너그러운 마음을 갖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옷을 입고 벗는 훈련이 기본적인 생활 습관 형성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자율성’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주체적으로 실행해 갈 수 있는 ‘자기 주도성’을 기르는 밑바탕이 됩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아이가 일상생활에서 자조능력을 습득할 수 있는 사소한 경험들을 다양하게 겪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차근차근 옷을 입어요》는 소풍을 앞두고 들뜬 아기 곰 고미가 스스로 옷 입기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고미가 알아서 척척 옷을 고르고, 적극적으로 혼자서 티셔츠를 입어 보겠다는 모습도 기특하고 사랑스럽지만 무엇보다도 이런 고미를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는 아빠 곰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아직은 아이가 혼자 하고자 하는 의욕이 앞설 뿐 자조 기술이 정교하지 않을 뿐더러, 실수가 잦은 건 당연한 일입니다. 이때 물론 엄마나 아빠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아이에게 무조건적으로 행동을 지시하기보다는 스스로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아빠 곰이 고미에게 티셔츠를 더 쉽게 입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 것처럼, 아이가 필요로 할 때의 적절한 조언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엄마 아빠의 성급함이 아이의 자율적인 의지를 꺾지 않도록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며 응원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고, 배움을 통해 미완성의 순간들이 숙성되며 점차 성장해 갑니다. 배우는 과정 중에 겪는 적절한 불편함과 부족함은 아이가 주체적인 삶을 일구는 데 필요한 밑거름이 되어 주지요. 스스로 옷 입기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차근차근 옷을 입어요》를 찬찬히 읽어 주세요. 아이는 옷 입기를 배우는 첫걸음이 가벼워지고, 부모는 다그치지 않는 묵묵한 기다림을 배울 수 있을 거예요.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oli_kim
나에게만 친절한 고양이에게 마음을 의지하며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 그린 책으로 『브로콜리지만 사랑받고 싶어』 『언제나 다정 죽집』 『오늘도 빵스타그램』 『달님 송편』 『나는 빛나는 3학년이야』 등이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 『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 『여행 가는 날』 『주름 때문이야』 『만약에 아주 만약에 말이야, 비가 엄청 많이 오면 어쩌지?』 『3초 토끼』 등이 있다. 다정하고 따뜻한 시각으로 그림책을 만들어 온 작가 특유의 재치와 장점이 『마음 날씨 해결사 오버니 1』에서도 환하게 빛난다.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 외계인 오버니 캐릭터와 아이들의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 날씨를 생동감 있게 시각화하여, 이야기의 완성도와 독자들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