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온통 주황빛과 보랏빛으로 물든 저녁,
아빠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오늘도 바다표범 사냥이 어려웠나 봐요.
“음, 얼음이 녹아서 먹이를 구할 수가 없어.
아무래도…… 여길 떠나야 할 것 같아.”
북극곰 아빠가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지구 온난화로 살 곳을 잃어버린 채 이리저리 떠돌다가
러시아의 한 마을을 침입한 북극곰 가족의 실제 이야기!
지구 온난화로 삶의 터전을 잃은 북극곰, 먹이를 찾아 도심 한복판에 나타나다
러시아 북부 노릴스크의 시내 한복판에 멸종 위기 보호종인 북금곰 한 마리가 출몰해서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어요.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극곰은 무척 수척한 모습을 한 채로 시내를 돌아다녔다고 하는데요. 러시아는 이렇게 먹이를 찾아 민가에 나타나는 북극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해요. 러시아 북부 북극해에 있는 노바야제믈랴 제도 벨루시아 구바 마을에는 북극곰 오십 마리가량이 떼지어 몰려와 마을 근처의 쓰레기장을 뒤진 적까지 있었다지요. 북극곰들은 주민을 공격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거지와 공공건물까지 장악해 많은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린다고 합니다.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몇몇 사람들은 음식물 쓰레기의 방치를 이유로 꼽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해수의 결빙이 늦어지면서 북극곰들이 물개나 바다표범 등 사냥감을 찾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해요. 게다가 요즘은 이상 기후까지 겹쳐서 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들 하지요. 세계 자연 기금(WWF)에 의하면, 지구 온난화에 따른 빙하 감소에다 북극해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 유해 화학 물질 농도의 증가, 주변 인구의 증가 등으로 북극곰들이 서식지를 잃어 가면서 만성적인 기아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해요.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는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러시아 노바야제믈랴 제도 벨루시아 구바 마을에서 있었던 실제 얘기를 바탕으로, 지구 온난화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채 지낼 곳을 찾아 이리저리 떠돌다 민가까지 흘러가게 된 북극곰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거든요. 사실을 기반으로 해서 그런지 책장을 넘기는 내내 가슴 한 자락이 아릿해지는 느낌에 감싸이게 되어요. 실제 이야기에 중국에서 요즘 가장 촉망받는 작가 다이 윈의 따뜻한 상상력이 덧대어져 북극곰 가족의 서사가 깊디깊은 울림을 안겨 주는데요. 여기에 2018년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뒤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이고르 올레니코프의 섬세하고 멋진 그림이 어우러져 오롯이 한 권의 그림책으로서도 손색없는 감동을 선사해 주어요.
안데르센 상 수상 작가가 건네는 따스한 위로와 북극곰 가족의 희망 찾기!
이렇듯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는 빙하가 녹으면서 살 곳이 사라져 떠돌이 신세가 되어 버린 북극곰 가족의 서글픈 처지를 담담하면서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어요. 당장 먹고사는 것부터 걱정해야 할 만큼 암담한 상황이지만, 감정의 과잉 없이 정갈한 어투로 북극곰 가족이 처한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전해 준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책장을 덮고 나면 수많은 말보다 더 진한 여운이 오래오래 남아요.
지난 2024년에는 북극곰뿐만 아니라 우리도 지독한 이상 기후를 경험했는데요. 5월에 폭설이 내리기도 하고, 아주 무더운 추석을 보내기도 하고요.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에게도 끔찍한 위기가 닥쳐올지도 몰라요.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지구는 북극곰을 비롯한 다른 생명체와 더불어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야 할 터전이잖아요.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를 아이랑 함께 읽고 지구도, 동식물도, 그리고 우리도 아프지 않는 세상을 그려 보는 거 어때요?
이고르 올레이니코프 는 화가이자 삽화가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1979년에 그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소유즈멀티필름에서 예술가로서 일을 시작했고 나중에는 크리스마스필름 스튜디오에서 일했다. 1986년에 그는 아동 정기 간행물의 책 프로젝트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많은 작품을 남겼고 그의 삽화는 종종 영화 촬영용으로서의 독특한 캐릭터와 함께 매우 역동적인 특징이 있었다. 그는 러시아 출판사에서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인기 있는 수많은 작품의 삽화를 그려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더 호빗>, <피터팬> 이 대표적이다. 그는 구아슈기법으로 그림을 그리고 직물로 작업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2018년 안데르센 화가상을 수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