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일본그림책상 수상
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된 아이를 다리 위에서 구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유모토 가즈미, 사카이 고마코 작가 콤비의 ‘생명 이야기’ 『곰과 작은 새』로부터 14년이 지나 그 연장선에 있는 『살아있다는 것』이 나왔습니다. 유모토 가즈미 작가는 전작에서 어둡고 꽉 막힌 방에 혼자 틀어박혀 있던 곰이 어느 날씨 좋은 날에 어떻게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있었는지, 그 지점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더욱이 이 책은 사카이 고마코 특유의 깊이 있는 그림으로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세계, 그 연결 고리를 부드럽고 단순하게 표현해 독자의 마음을 단단하고 힘 있게 감싸 줍니다.
때로는 아주 짧은 만남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기도 합니다. 다리 위에서 강으로 뛰어내릴까, 고민하던 ‘나’는 갑자기 나타난 낯선 아저씨에게 ‘자신 속 호수’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훗날, 세월이 지나 모든 것이 달라졌을 때 오래전 그 이상야릇한 만남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나’는 새삼 살아있다는 것의 아름다움에 대해 깨닫게 되지요.
어른은 안고 있는 문제도 상황도 다양해서 일괄적으로 극단적 상황을 멈추게 하기 어렵지만, 아이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일은 멈추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물론 한 권의 그림책이 유일하고 결정적인 처방전이 될 수는 없지만, ‘나는 이러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살아 냈고, 지금 이렇게 살아있다, 지금까지 살아왔다, 정도는 말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이 책을 태어나게 했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어둠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막막한 심정에 홀로 다리 위에서 강물을 내려다볼 때, 이 그림책이 전하려 했던 것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자신에게 그리고 예전의 자신에게도, 나아가 전 세계 아이들의 마음속에 이 호수의 존재가 전해지길 바랍니다.
사카이 코마코는 1966년에 태어났습니다. 일본 동경예술대학 미술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카이 고마코 선생님은 많은 어린이책을 쓰고 그린 그림책 작가입니다. 『아기여우 리에의 소원』으로 제9회 일본 그림책상을, 『금요일의 설탕』으로 2005년 브라티슬라바 세계그림책 원화전 금판상을, 『곰과 작은 새』로 제40회 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작품이 수상하였습니다. 『눈이 그치면』은 2009년 네덜란드에서 ‘은 석필상’을 수상하였고, 2009년 뉴욕타임스 ‘우수 그림책 베스트 10’에 선정되었습니다. 그 밖의 지은 책으로는 『별밤곰이 찾아온 날』 『나는 엄마가 좋아』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