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샬롯 졸로토(Sharlotte Zolotow, 1915~2013)는 미국 버지니아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어린이 책을 만드는 편집자가 되었다. 70여 권이 넘는 어린이 책을 썼으며, 칼데콧 아너상을 두 번 수상했다. <윌리엄의 인형>이 발간된 1972년에는 미국 내에서도 지금과 같은 젠더 이데올로기의 영향은 거의 없었다. 1970년대 초반 동성애자들이 성정체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면서 성소수자 권리에 대한 법적 보호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 들어서면서 성소수자 운동이 인권 운동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으며, 1990년대 퀴어 이론이 등장하면서 지금과 같은 젠더 이데올로기가 사회 문화적 중심 이슈가 되었다. 당시 생소했던 젠더 이슈에 주목하여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윌리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윌리엄은 인형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인형을 꼭 껴안고 팔에 안아 흔들어 재우고 싶었습니다. “인형이라고? 창피하게 굴지 말어!” “계집애, 계집애, 계집애!” 형과 옆집 소년이 놀려댔지만 윌리엄은 인형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인형 대신 농구공과 전기기차를 사주었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와 산책을 하게 된 윌리엄은 “제가 정말 갖고 싶은 것은 인형이에요.” 할머니는 상점에 가서 긴 하얀 드레스를 입고 보닛을 쓴 인형을 사주었습니다. 윌리엄은 금방 그 인형을 사랑하게 되었지요. 윌리엄의 아버지는 당황해하며 말했어요. “윌리엄은 남자 애에요! 왜 인형이 필요합니까?” 그러나 윌리엄의 할머니는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윌리엄은 너처럼 아버지가 될 때를 위해서 꼭 껴안아 주고, 흔들어 재워 주고, 공원으로 데려갈 인형이 필요해. 인형을 통해 아버지처럼 어린아이를 어떻게 보살피고, 어떻게 아기를 키우는지를 알게 될 거야.”
윌리엄 펜 드 보아(William Pène du Bois, 1916~1993)는 미국의 유명한 아동 문학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뉴저지주에서 예술가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프랑스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문학 잡지 '파리 리뷰(The Paris Review)'의 창립 멤버이자 초대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21개의 기구(The Twenty-One Balloons)》로 뉴베리상을 수상했으며, 성역할 고정관념을 깬 선구적인 작품 《윌리엄의 인형》을 비롯해 기발한 상상력과 정교하고 깔끔한 선묘가 돋보이는 작품들로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