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싸움판입니다.
왜 다들 화가 나 있고, 서로 헐뜯고 달려들까요?
이 책의 갈매기들은 프랑스 파리의 한 공원에서 제가 실제로 본 녀석들입니다.
호수 위에서 갈매기 떼가 빵 한 조각을 두고 공중전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빵은 갈매기들의 부리 사이를 오가며 너덜너덜해졌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갈매기들은 그 빵을 차지하기 위해 필사적인 몸싸움을 이어갔습니다.
한데 그 광경이 너무 멋졌습니다. 격정적인 갈매기들을 보니 머릿속에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선율이 흘렀습니다. 그 장면은 마치 갈매기들이 호수를 배경으로 펼치는 한 편의 연극 같았고, 싸움이 아닌 놀이처럼 보였습니다.
그래, 놀아 보자!
작업 내내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번Caprice No. 24〉와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를 틀어 놓았습니다. 악마의 바이올린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두 곡은 예측하기 힘든 멜로디와 극한의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합니다.
이 선율을 따라 흐르는 갈매기들의 역동적인 비행과 날갯짓이 《갈매기전》을 통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여러 전쟁과 싸움으로 어지러운 세상이 연극이라는 무대 위에서만 존재하기를 희망해 봅니다.
우리 주변의 삶과 사회의 이야기를 그림책에 녹여 넣는 방법을 연구하는 작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다. 밤낮없이 일하고 공부하는 ‘우리’를 돌아보며 ‘우리’의 감정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걸맞은 이미지 작업을 계속하고자 한다.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 졸업, 파리국립응용미술학교(ENSAAMA Oliver de Serres) 졸업 후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그림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그림책이 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층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현재 파리 1대학에서 조형미술 석사 과정 중에 있으며, 2014년 볼로냐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