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명, 가장 큰 용기
- 고구마밭에서 펼쳐진 어미 쥐의 기적 같은 하루
《고구마밭의 비밀》은 “작은 생명도 얼마나 소중한가”라는 한 문장에서 출발했습니다. 뜨거운 가을 햇살 아래, 고구마밭 비닐 속에서 막 태어난 새끼 쥐들이 잠들어 있었고, 어미 쥐는 사람을 무서워하면서도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두둑이 무너지며 새끼들이 흙더미에 갇히자, 어미는 쉼 없이 흙을 파고 또 팝니다. 저자는 그 현장을 직접 목격했고, 어미 쥐를 방해하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비켜 앉다가 마침내 함께 손으로 흙을 살살 헤치며 새끼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들이야말로 생명이 생명을 부르는 장면이었고, 사랑이 두려움보다 먼저 달리는 시간이었다고 믿습니다.
이 책은 실제 밭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디작은 심장 박동이 한 사람의 시선을 바꾸고 한 밭의 공기를 멈추게 하는 경험을 전합니다. 어미 쥐가 새끼를 물고 덤불 속으로 깡총거리듯 사라지는 찰나, 독자는 “정말로 끝까지 지켜 낼 수 있을까?”라며 숨을 고르게 됩니다.
모성은 거창한 영웅담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음의 다른 이름임을, 공존은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눈앞의 작은 생명을 위해 내가 지금 멈춰 주는 한 동작임을 보여 줍니다. 고구마 흙의 색과 소리, 햇살의 온도를 따라가며, 아이들은 생명의 무게를 배우고 어른들은 책임의 방향을 다시 묻습니다. 고구마밭에서 마주한 어미와 새끼의 시간을 조용히 따라갑니다. 과장하지 않고, 따뜻한 화면으로 작은 생명을 바라보게 합니다. 독자는 그 순간 자신이 무엇을 멈추고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은 묻습니다. “가장 작은 생명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멈출 수 있을까요?” 그리고 조용히 답합니다. 사랑은 두려움보다 한 걸음 더 빠릅니다.
달콤한 포도와 집집마다 감이 익어가는 충북 영동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담한 시골마을의 좁은 골목길, 졸졸졸 맑은 물이 흐르는 시냇가 그리고 계절마다 바뀌는 예쁜 들과 산을 많이도 뛰어 다니며 자랐습니다. 그런 유년시절의 감수성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때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느낍니다. 첫 창작 동화책 [널 만나서 행복해]를 설레는 마음으로 쓰고 그릴 동안, 아직까지 제 기억 속에 살아 있는 어린 시절의 나의 강아지 복실이와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사랑스러운 복실이에게 마음으로 기댈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지 알 수 없지만 마음이 가는 따뜻한 느낌으로 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