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트라 정글에서 거대한 코끼리가 지나간 자리에는 작은 웅덩이가 남습니다. 엄마 개구리는 이 웅덩이가 곧 태어날 아이들의 안전한 보금자리가 되리라 믿고, 웅덩이에 알을 낳습니다. 엄마 개구리는 아이들이 개구리로 자라날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그림책 『기다린다』는 코끼리의 발자국이라는 작은 세계 속에서 알이 올챙이가 되고, 저마다의 속도로 자라 마침내 개구리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펼쳐냅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웅덩이를 박차고 더 넓은 숲속 세상으로 뛰어오르는 개구리들의 도약은 벅찬 감동을 선사합니다.
한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를 닮은
경이로운 순간들
- 코끼리의 발자국에서 태어난 작은 생명
마침내 더 큰 세상의 일부가 되다
진실희 작가는 그림책 『기다린다』를 통해 수마트라 정글의 풍경과 생명이 자라나는 자연의 시간 속에서 발견한 기다림의 마음을 담아냈습니다. 웅덩이 속 작은 올챙이부터 그들을 품는 숲까지, 페이지를 넘길수록 하나의 생명이 더 큰 세상의 일부가 되어 가는 과정이 한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집니다.
코끼리의 발자국이 작은 세상이 되기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짙은 녹음이 우거진 깊은 수마트라 정글, 거대한 코끼리들이 육중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흙길이 움푹 들어갑니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거대한 코끼리의 발자국은 이내 물웅덩이로 변합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숨죽이고 있던 엄마 개구리의 눈동자가 반짝입니다.
엄마 개구리는 바로 이 웅덩이가 아이들이 태어날 공간이 된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숲에서 제일 큰 발자국이 작고 연약한 생명들을 품어 줍니다. 하지만 안전한 보금자리가 생겼다고 해서 올챙이들이 곧바로 개구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생명은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습니다.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웅덩이가 마르면 어떡하지?’, ‘천적이 다가오면 어떡하지?’ 엄마 개구리는 웅덩이를 바라보며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알이 올챙이가 되고, 올챙이에 다리가 생기고, 마침내 개구리가 될 때까지. 그 기다림의 시간 동안 작은 생명들은 멈추지 않고 저마다의 속도로 자라납니다.
“이때다!”
네가 더 큰 세상으로 뛰어오를 때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올챙이들이 개구리가 되었습니다. 쏟아지는 햇살 아래, 개구리들은 마른 웅덩이의 가장자리를 박차고 하나둘 뛰어오릅니다. 코끼리의 발자국 안에서 숨을 고르던 작은 생명들이 이제 훨씬 크고 넓은 세상, 숲의 일부가 됩니다.
저 멀리 코끼리의 무리가 또다시 땅을 울리며 지나갑니다.
쿵, 쿵, 쿵.
그 발자국이 닿는 곳에 새로운 웅덩이가 생겨나고, 또 다른 생명들의 기다림이 시작됩니다. 수마트라 정글의 광활한 풍경 속에서 생명은 태어나고, 기다리고, 자라고, 다시 이어집니다.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siri_jin
대한민국 남해 바다의 작은 섬마을에서 나고 자라, 프랑스 파리에서 그래픽디자인을 배웠습니다. 재미난 가족들과 함께 반짝이는 행복을 모으면서 고향의 바다와 햇살을 양분 삼아 그림책을 짓고 있습니다. 《고고고》는 왕년에 양식 어업을 하면서 바닷가에 나가 물고기를 낚던 낚시꾼이었지만, 지금은 도시의 딸네 집 가까이 살면서 손주들을 돌봐 주시는 작가의 어머니 '박 여사'를 위해 지은 작가의 첫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