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유서 깊은 기도 ‘주기도문’을 지금의 언어로 새롭게 해석한 시 그림책. 함축적인 시어와 강렬한 이미지가 만나면 어떤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부서지고 상처 입기 쉬운 인간의 삶으로 주기도문을 끌고 내려와 시와 그림이라는 예술의 힘으로 초월적 존재에 가닿으려 한다.
이겨낼 수 없었던 상처에 힘겨워하는 사람들, 닫혀버린 마음들, 쓰러지고 엎디어 우는 순간마다 간절히 찾게 되는 하나의 이름이 있다. 하늘이 상처투성이 인간의 아픔을 돌아보아주기를, 품어주기를 간구하며 탄생한 책, 그리고 그 기도를 듣는 우리 스스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희망이 책 속에 면면히 흐른다.
고되지만 가치있게 하루를 살아낸 현대인의 일상에 작은 빛을 더하고자 이온서가에서 엄선하여 소개하는 ‘어떤 하루의 그림책’ 시리즈 다섯 번째 권. 권장 연령: 9세 이상.
그림으로 만나는 지극히 인간적인 〈주기도문〉
“하늘에 계신 우리 하느님
이 땅에 내려오소서!”
첫 구절이 이렇게 시작되는 제르비니의 시는 마리아 루체 포센티니의 그림과 함께 한 권의 대형 그림책으로 탄생한다. 2025년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마리아 루체 포센티니의 그림은 시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아기를 펼쳐 보인다.
넓게 펼쳐진 색면은 끝없이 탐험하고 싶은 공간을 떠올리게 하고, 동시에 세밀한 표현은 독자를 인간 내면의 세계로 이끌어 깊은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나의 하느님―시로 쓴 주기도문〉이 무슨 책인지 설명하는 저자의 말을 잠시 들어본다.
“이 책이 하나의 순수한 기도, 진정한 현대의 기도, 우리의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인간은 연약하다는 공통의 뿌리에서 출발해, 신자와 비신자 모두에게 말을 건네고 싶었습니다. 필터 없이, 신앙 여부에 관계없이 영혼들 사이에 교감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머나먼 어린 시절에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들, 마주해야 했던 고독과 고통… 그러한 경험이 이 책의 밑바탕에 있는지도요.”
“하나의 순수한 기도, 진정한 지금 시대의 기도,
우리의 기도가 되기를 바라며…”
이 기도의 시는 그렇게 시인이 깊이 낙담했던 그 순간에 태어났다. 시인이 하늘을 향해 질문하던 필사의 기도, 그를 흔들던 그 울음을 따라 이 시가 쓰였다. 그러한 진실성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을까? 한 편의 시는 점점 SNS, 광장, 성당 등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퍼져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시를 메모하고 선물하고 헌정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시인은 이 시만의 고유한 무엇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차, 이 시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그림은 소니아 포센티니의 손에 의해 창조된다. “소니아의 손은 영혼과 치유의 힘이 있다. 그녀와 나는 서로 닮았다. 생을 살고, 두려움으로 가득 찬 동시에 자원으로도 가득 차 있다.”(제르비니의 말)
부서지기 쉬운 우리네 삶의 크고 작은 아픔들은 치유되기를.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기도와 묵상의 시간에 이 책은 당신 곁에서 평화와 축복의 시간을 전해줄 것이다.
【부기】
이탈리아 원서 제목인 ‘Padre Nostro’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나의 하느님(아버지)’이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주기도문’을 칭하는 용어다. 천주교에서는 ‘하느님/주님의 기도’를, 개신교에서는 ‘하나님/주기도문’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한다. 번역가와 편집부는 용어 선택에 논의를 거듭하여, 좀더 범용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언어를 택하게 되었다. 이 책이‘신자와 비신자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닿기를’ 바라는 데 저자의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천주교와 개신교는 역사적으로 합심하여 성경을 번역한 적이 있다. 1977년 발행된 〈공동번역성서〉가 그 예이다.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soniamarialucepossentini
볼로냐 국립 미술원에서 예술사를 공부하고, 사르메데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학교와 베니스의 크베타 파코브스카 일러스트레이션 과정을 마쳤습니다. 현재는 파도바 대학교와 국제 만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2011년 《한 아이 Un Bambino》가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 후보작으로 오른 것을 비롯해, 삐삐 롱 스타킹 상, 화이트 레이븐즈 상, 이탈리아 안데르센 예술상, 잔니 로다리 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쓴 이탈리아 대표 그림책 작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