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분황사 벽화에 전해 내려오는 신비로운 이야기
먼 옛날 신라 땅에 사는 희명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눈이 멀었어요. 희명은 영험한 보살이 있다는 소리에 분황사를 찾아가 정성껏 기도를 올렸어요. 절의 마당에서 아들은 꽃 향기를 따라, 새들의 노랫소리를 따라 걸음을 옮기다가 연못에 빠질 뻔했어요. 그때 그를 붙잡아 준 사람이 있었어요. 눈을 뜨게 해 달라고 관세음보살님께 빌어 보라는 그 사람의 말에 아들은 보살님이 너무 바쁘실 것 같고, 자신의 소원은 눈을 뜨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더 이상 슬퍼하지 않는 거라고 대답했어요. 아들의 순수한 모습에 감동한 그 사람이 눈물을 닦아 주자 멀었던 아들의 눈이 뜨였어요. 그 사람은 바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어루만져 주려고 손이 천 개, 눈이 천 개나 필요한 천수천안 관세음보살님이었어요.
아들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맑고 순수한 아이의 영혼이
그림 속에 깃들어 신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경주에 가면 신라 시대에 세워진 절 분황사가 있습니다. 이곳 분황사에는 신라 시대의 화가 솔거가 그린 관세음보살 상이 있었는데 영험하기로 매우 유명했답니다. 자비로운 관세음보살이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한다는 ‘천수관음상’이었지요. 어찌나 영험했는지 이 벽화 앞에서 앞을 못 보는 아이가 노래하며 기도를 올리자 눈을 뜨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옵니다.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신라 경덕왕 때 이두로 쓰인 향가 ‘도천수관음가’가 바로 그것이지요. 아들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애절한 마음과 맑고 순수한 아이의 영혼이 불세출의 명작 속에 깃든 관세음보살의 마음을 움직여 놀라운 기적을 일으킨 것입니다.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parkchulmeen
추계예술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깊이 있고 활기찬 화법으로 많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려 왔으며, 한국어린이도서상, 일본 국제 노마콩쿠르 은상 등을 받았다. 그 밖에도 2003, 2005년 《BIB 슬로바키아 국제 그림책 원화전》에 초대출품하였고, 《2005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 그림책 북페어》에서 애뉴얼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2006년에는 창작그림책 『괴물 잡으러 갈 거야!』로 일본 치히로 미술관의 초대작가로 선정되었다. 대표작으로『규리 미술관』,『연오랑과 세오녀』,『육촌형』,『괴물 잡으러 갈 거야』,『천개의 눈』,『토끼와 용왕』등이 있으며,『양파의 왕따 일기 1, 2』,『회장이면 다야』,『그 녀석 왕집게』,『사람 둔갑 손톱 쥐』,『그 고래, 번개』등이 다수의 그림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