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날을 지키는 호두과자 이야기.
그깟 호두과자가 뭐라고. 나는 호두과자 별론데. 아이스크림이 더 좋은데.
아빠는 왜 금요일마다 호두과자를 사 오는 걸까?
오도독! 무른 줄 알았는데, 실은 단단한 녀석.
삶을 지속시키는 힘은 거창한 게 아닌 호두과자 같은 거야.
신순재 작가와 소복이 작가의 완벽한 호흡으로
불안과 슬픔, 공포를 넘어 회복에 이르는 따뜻하고 단단한 일상 그림책.
우주나무 그림책 24권. 호두과자를 매개로 한 가정의 위기와 일상 회복을 그렸다. “금요일. 아빠가 호두과자를 사 왔다.”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아이의 일기체와 시선으로 한 가정의 불안과 희망을 좇는다. 아이의 반응이 시큰둥한데도 아빠는 마치 루틴처럼 금요일마다 어김없이 호두과자를 사 온다. 호두과자 별로라던 아이는 물렁물렁한 그 속에 단단한 알맹이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불안의 극점에서 울컥한다. 움켜쥐면 바스러질 것 같은 일상 안에 실은 단단한 알맹이가 있다는 것! 아이는 금요일마다 호두과자를 기다리고, 집 밖에서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차가워져도 맛있다고 한다. 불안과 공포에서 희망과 회복으로. 아이의 이런 감정선과 말과 행동이야말로 위기를 넘어가는 지표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금요일마다 호두과자를 먹을 수 있다는 믿음과 약속은 별 게 아닌 것 같지만 일상 지속의 단단한 근거가 된다. 삶의 파고 앞에서 모두가 자기만의 호두과자를 찾으면 좋겠다.
보통의 날을 지키는 소소한 것, 이를테면 호두과자 같은
우리의 삶은 대부분 그저 그런 평범한 날들의 연속이다. 때로는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을 살아간다는 게 지루하고 시시하고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충격으로 삶의 지반이 흔들리면 그 보잘것없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일상’이란 ‘매일 반복되는 보통의 일’이다. 춥거나 덥거나 비바람과 눈보라, 천둥 번개가 을러대거나 그저 할 일을 해나가는 것, 보통의 날을 지켜가는 것이라고 말해도 좋다. 그것은 아이를 지키는 어른의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늘 하던 것을 되풀이만 하는 것은 아니다. 소소한 즐거움, 달콤함이 더해지면 비로소 무채색 시간에 윤기가 돈다. 이를테면 호두과자 같은 것. 금요일마다 호두과자를 사서 집에서 가족과 함께 먹는 것. 그렇게 소소한 것을 지렛대 삼아 삶의 파고를 넘어가는 것. 힘든 시간을 견디고 지나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바로 그런 소소한 것의 힘이 아닐까?
환상의 복식조; 신순재 작가와 소복이 작가의 완벽한 호흡
두 작가가 글과 그림을 각각 맡아 협업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개성과 관점이 충돌할 수도 있고, 작품의 상이 서로 다를 수도 있다. 그런데 신순재 작가와 소복이 작가의 이번 협업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다. 감각적이고 생활감 있는 문체로 독자의 사랑을 받아 온 신순재 작가는 애초에 그림이 뛰놀 공간을 마련하고 절제된 표현으로 그림의 창의를 끌어낸다. 작고 여린 것을 따스하게 그려 온 소복이 작가는 글이 표현하지 않는 부분을 그림으로 맞춤하게 채우고, 감정선을 따라가며 완급조절을 한다. 글이 진지해질 땐 슬쩍 유머를 섞고, 글이 웃음기를 띠면 미끄러지지 않게 중심을 잡는다. 이처럼 글과 그림의 호흡과 톤이 하나로 움직여 마치 글과 그림을 한 작가가 작업한 것 같은 놀라운 결과물을 완성했다.
호두과자가 상징하는 일상 지속과 연대의 이름다움
이 작품에서 우리는 한 가족의 위기와 그것을 꿋꿋하게 견디고 넘어가는 과정을 본다. 힘든 시간을 무던히 지나가는 힘은 거창한 데에 있지 않다는 메시지는, 어떤 대단한 것은 없으나 그렇기에 오히려 믿을만하다. 호두과자는 토템이나 애착 인형이 아니다. 먹으면 소화되어 사라지는 음식이고, 주식이 아니라 어쩌다 먹는 간식이다. 울렁이는 불안 속에서도 맛난 것을 함께 나누는 시간은 서로 간의 유대를 확인하고 진짜로 소중한 것들을 환기한다. 지금은 힘들어도 다시 호두과자를 먹는 날이 주기적으로 돌아온다는 믿음과 약속은 삶의 지속성을 든든하게 받친다. 그리고 나눔이 더 넓어질 때 보통의 날을 지키는 힘도 더 커진다. 그 계기가 꼭 호두과자가 아니어도 된다. 각자의 삶이 조금씩 다르듯 저마다의 호두과자가 있을 터. 이 책과 함께 자신의 호두과자를 찾아보면 좋겠다.
작가의 말
손안에 쏙 들어오는 동그란 따뜻함이 지켜준 날들을 기억하며 썼어요. 힘든 겨울을 견딜 수 있게 해준 건 대단한 위로나 다짐이 아니라, 그 작고 사소한 온기였어요. 햇살 따스한 날도, 눈보라 치는 날도 있겠지요. 그래도 금요일은 매번 돌아올 거고, 그때마다 호두과자를 사러 갈 거예요. - 신순재
호두과자를 살 때마다 친구의 말이 떠오릅니다. 가장 작은 봉지를 사야 가장 따끈따끈한 걸 먹을 수 있어! 늘 가장 작은 봉지를 고르지만, 늘 한 봉지 더가 아쉽습니다. - 소복이
그림책을 쓰고, 그림도 그리는 작가. 독특하면서도 서정적인 그림과 글로 어린이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소년의 마음』으로 부천 만화 대상 어린이 만화상(2017)을 수상했으며, 『엄마 말고 이모가 해 주는 이야기』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 출판 콘텐츠(2021) 도서로 선정되었다. 『이백오 상담소』, 『왜 우니?』, 『애쓰지 말고, 어쨌든 해결 1, 2』, 『구백구 상담소』 등을 쓰고 그렸다. 대표작: [마음버스], [사자마트], [개욕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