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화가 점점 커지면 어디까지 가게 될까?
별것 아닌 일에도 참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내는 모습을 우리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납니다. 작은 서운함이 화가 되고, 화가 미움이 되고, 때로는 상대에게 되갚아 주고 싶은 마음으로 번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화난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보다 훨씬 더 큰 소동을 만들기도 합니다.
『늘보가 나무에서 떨어졌어요』는 바로 그런 감정의 모습을 유쾌한 동물 이야기 속에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강가의 나무 위에서 한가롭게 쉬던 늘보를 발견한 늑대는 늘보를 사냥하려고 꾀를 냅니다. 하지만 계획은 엉뚱하게 어긋나고, 오히려 늘보가 늑대 위로 떨어지면서 사냥을 망치고 말지요. 화가 난 늑대는 자신의 잘못은 생각하지 않은 채 늘보에게 책임을 돌립니다. 그리고 자신을 달래 달라며 점점 더 무리한 요구를 하기 시작하지요. 결국 늘보는 멧돼지를 잡아 주겠다는 황당한 약속까지 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화가 났을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먼저 보아야 할까요? 상대의 잘못일까요, 아니면 화가 난 내 마음일까요? 책은 ‘화를 내면 안 된다’고 직접 가르치는 대신, 늘보가 벌이는 우스꽝스러운 소동을 따라가게 합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감정에 휩쓸린 행동이 얼마나 엉뚱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되지요. 감정을 조절하는 법과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태도를 부담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읽고 난 뒤 아이와 함께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함께 이야기해 보면 어떨까요?
느린 늘보가 보여 주는, 화보다 힘센 또 다른 방법
늑대에게 멧돼지를 잡아 주겠다고 약속한 늘보는 난생처음 사냥에 나섭니다. 그런데 느릿느릿한 늘보에게 사냥이 쉬울 리 없습니다. 멧돼지를 발견하자마자 사고가 벌어지고, 이번에는 사자가 나타나 멧돼지를 가로채 버리지요. 약속을 지키겠다는 생각 하나로 사자를 뒤쫓는 늘보. 산만 한 바위를 넘고, 어두운 동굴에 들어가고, 잠든 사자 곁에서 멧돼지를 구하려 애쓰지요. 빠르지도, 힘이 세지도 않은 늘보의 고군분투는 엉뚱하고 우스워서 웃음을 자아냅니다. 그러나 모험이 계속될수록 늘보는 처음에는 알지 못했던 사실과 마주하게 돼요. 자신이 왜 이런 위험한 일을 하게 되었는지, 누구의 말만 믿고 여기까지 왔는지를요. 반대로 늑대는 자신의 욕심과 화에 사로잡혀 점점 더 우스운 상황에 빠져듭니다. 이 대비는 아이들에게 감정에 즉각 반응하는 것과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의 차이를 보여 줍니다. 『늘보가 나무에서 떨어졌어요』는 복수와 분노를 무겁게 설명하기보다 웃음과 반전이 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매력적인 그림책입니다. 어린 독자는 먼저 늘보의 모험을 재미있게 따라가고, 그 뒤에 숨은 의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거예요.
3~5세 누리 과정 및 초등 교과 연계 내역
의사소통 영역_듣기나 말하기, 책와 이야기 즐기기 사회관계 영역_더불어 생활하기 예술경험 영역_ 창의적으로 표현하기 자연탐구 영역_ 자연과 더불어 살기 국어 1-2 기분을 말해요, 느끼고 표현해요 국어 2-1 분위기를 살려 읽어요, 마음을 짐작해요, 마음을 담아서 말해요 국어 2-2 장면을 상상하며, 서로 존중해요, 마음을 전해요 국어 3-1 생생하게 표현해요 국어 3-2 감상과 표현의 즐거움
디자인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하다, 다시 행복해지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작고 사랑스러운 상상으로 그려낸 행복함을 작품 속에 담아냅니다. 일상의 중심에서 빛나는 행복을 찾아, 이야기와 상상을 조각보처럼 연결해 나가는 과정으로 그림을 창작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일상의 큰 기쁨과 위로를 선물 받습니다. 또한 그림을 통해 만나는 모두 일상에서 행복을 찾아, 빛나는 일상을 살아가길 소망하고 응원합니다. 그린 책으로는 그림 에세이 『동물에게 배우는 행복하게 잠드는 방법』, 『동물에게 배우는 행복하게 시간 보내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