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지나갈 거야』는 거제 윤돌섬의 작은 조각돌을 주인공으로 삼아, 삶에서 마주하는 시련과 변화의 의미를 따뜻하게 들려주는 동화다. 윤돌섬 바위틈에 붙어 바다와 함께 살아가던 조각돌은 더 넓은 세상을 꿈꾸지만 쉽게 움직일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태풍이 찾아오고, 거센 파도에 휩쓸려 섬을 떠나게 된다.
처음에는 모든 변화가 두렵고 힘겹기만 하다. 조각돌은 물결에 떠밀리고 다른 돌과 부딪히며 조금씩 깎여 나간다. 자신이 점점 작아지는 모습을 보며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지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던 바위틈의 시간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해변에 닿은 조각돌은 자신을 바라보며 비로소 깨닫는다. 자신을 부수는 것처럼 보였던 파도가 사실은 거칠고 각진 모습을 둥글고 매끈한 몽돌로 다듬어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파도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장목 앞바다와 지심도에서 온 다른 돌들처럼 저마다 지나온 시간과 사연은 다르지만, 모두 자신의 파도를 지나 지금의 자리에 도착했다. 그래서 『파도는 지나갈 거야』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누구에게나 괜찮다고 말해 주며, 지나온 시간과 지금의 마음을 천천히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
거센 파도가 와도 괜찮아, 파도는 지나갈 테니까
오늘의 흔들림이 언젠가 나를 더 단단하고 아름답게 다듬어 줄 거야
거제 윤돌섬의 바위틈에 살던 작은 조각돌에게는 한 가지 바람이 있었다.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움직일 수 없었던 조각돌은 그저 파도 소리를 듣고 돌틈 사이로 반짝이는 물결을 바라보며 언젠가 찾아올 날을 상상한다. 그러던 어느 날 태풍이 찾아오고, 조각돌은 거센 파도에 휩쓸려 자신이 살던 섬을 떠난다. 원하던 변화였지만 막상 마주한 세상은 생각보다 거칠고 두려웠다.
물결에 떠밀리고 이리저리 부딪히며 조금씩 깎여 나가는 조각돌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과 닮아 있다. 예상하지 못한 변화 앞에서 흔들리고, 계속되는 힘든 일에 지쳐 이전의 평온했던 시간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조각돌 역시 자신이 점점 작아지는 모습을 보며 ‘이러다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한다. 하지만 파도는 계속해서 밀려오면서도 어느 순간 잦아들고, 조각돌은 마침내 해변에 닿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조각돌은 자신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발견한다. 각지고 거칠었던 모서리는 사라지고 어느새 둥글고 매끈한 모습이 되어 있었다. 자신을 부수려던 것처럼 보였던 파도가 사실은 자신을 몽돌로 다듬고 있었던 것이다. 이 장면은 이 동화가 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보여준다.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당장은 상처와 고통으로만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 경험이 자신을 새로운 모습으로 성장시킨 시간이었음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어려움을 무조건 견뎌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작은 물결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앞이 보이지 않아 두려워지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고 먼저 인정한다. 그리고 오늘도 어딘가에서 자신만의 파도를 지나고 있을 조각돌들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거친 파도는 언젠가 지나가며, 지금의 시간도 끝없이 계속되지는 않는다. 『파도는 지나갈 거야』는 살아가며 크고 작은 선택과 고민을 마주하는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각자의 자리에서 잠시 마음을 쉬어 갈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동화다. 작은 조각돌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역시 각자의 파도를 지나 여기까지 왔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따뜻한 그림으로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해오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