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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작가 남윤잎
  • 글작가 남윤잎
  • 출판사 사계절
  • 페이지
    68 쪽
  • 발행일
    2026-10-29

책 내용

“나는 아무래도 인기가 많은 것 같아”
하얀 곰들 까만 곰들 사이
나 홀로 빨간 곰 이야기


여기, 빨간 곰이 있습니다. 혼자 있을 땐 단지 하나의 곰이지만, 하얗고 까만 곰들 사이에 서 있으면 유독 눈에 띄는 ‘빨간’ 곰입니다. 유일하게 빨간색 털을 가졌다면 더더욱이요. 곰들은 빨간 곰을 흘깃흘깃 쳐다보거나 저들끼리 소곤거립니다. 숨바꼭질을 할 때면 빨간 곰만 금세 찾아내고요. 그런 곰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빨간 곰은 수더분하게 말합니다. “나는 아무래도 인기가 많은 것 같아.” 귀여운 착각 속에 서운한 마음은 슬쩍 감춘 채로요. 인기 많은 곰에게 혼자만의 시간은 필수. 빨간 곰은 익숙하게 나무 위에 오릅니다. 동그맣게 앉아 먼 산을 바라보며 숨을 돌립니다.

소복이 눈이 쌓인 어느 날, 혼자 눈곰을 만들던 빨간 곰에게 호기심을 느낀 곰들이 다가옵니다. 빨간 털을 보며 화가 난 건 아닌지, 자신을 좋아해서 부끄러운 건 아닌지 엉뚱한 질문을 쏟아 내지요. 빨간 털은 더 따뜻할 것 같다는 추측까지 이어지자, 빨간 곰은 마침내 외칩니다. “나도 똑같아!” 그 순간, 갑자기 큰 소리와 함께 땅이 흔들리고 거대한 눈덩이가 굴러와 마을을 휩씁니다. 눈덩이 속에 꼼짝없이 갇혀 버린 곰들, 과연 이들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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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보도자료

‘빨간’ 곰이 아닌 ‘빨간 곰’

풀리는 오해와 쌓여 가는 이해

 

『나는 빨간 곰』은 곰들이 함께 커다란 사건을 마주하고,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 냅니다. 그 속에 오해가 풀리는 순간, 편견이 사그라드는 시간이 녹아 있습니다. 곰들이 갇힌 눈덩이는 멈출 생각 없이 구르고 굴러, 절벽 끄트머리에 아슬아슬 멈춥니다. 차가운 눈 속에서 곰들은 여전히 ‘빨간 곰은 따뜻할 것’이라는 생각에 빨간 곰에게로 몰려듭니다. 그러다 그만, 눈덩이가 절벽 아래로 떨어져 버리고 맙니다. 부서진 눈덩이에서 와르르 쏟아져 나오고 나서야 곰들은 빨간 곰에 대한 오해를 풀기 시작합니다. 빨간 곰의 머리 위, 아직 녹지 않은 눈을 보고서요.

 

여느 때처럼 나무 위에 올라간 빨간 곰이 방향을 찾자, 곰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힘을 모아 걸음을 옮깁니다. 무거운 나뭇가지를 함께 들어 다리를 만들고, 때론 빨간 곰이 앞장서고 때론 빨간 곰이 다른 곰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받으며 걷고 걷습니다. 그 과정 가운데, 다른 곰들은 빨간 곰을 ‘빨간’ 곰이 아닌 ‘빨간 곰’ 그 자체로 보게 됩니다. 혼자가 익숙하던 빨간 곰 역시,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지요. 남윤잎 작가는, 곰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충분히 보여 줌으로써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그 길 위에서 빨간 곰을 포함한 곰들은 모두 달빛에 비친 검은 실루엣으로, 햇빛에 비친 까만 그림자로 보이기도 합니다. 털의 색이 무색할 만큼, 서로를 알아 가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모두 다른 색이어도

모두 똑같이 빛나는 우리

 

『나는 빨간 곰』의 그림은 절제된 색 사용에도 불구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변화되는 빛과 그림자 표현이 섬세하게 돋보입니다. 남윤잎 작가가 디테일하게 그린 자그마한 요소들과 다양한 질감으로 표현한 채색에선 포근한 작품의 정서가 느껴집니다. 특히, 깨알 같은 곰들의 수다와 은근하게 가미된 유머는 감칠맛이 되어 이야기를 술술 읽어 나가게 합니다. 하얗고 까만 곰들 사이 빨간 곰처럼, ‘나만 다른가?’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외적인 모습이든, 내적인 생각이든 다수의 흐름 속에서 나 홀로 다르다고 느낄 때가 있지요. 빨간 곰의 이야기는 그 마음을 공감해 줍니다. 더 나아가, ‘다름’이 별난 게 아니라 존중받아야 하는 것임을 가만히 들려줍니다. 비단 빨간색뿐 아니라, 어떤 색이든 모두 다 똑같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까지도요.

 

일러스트레이터 소개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namyoonleaf

작가 남윤잎은 대학에서 시각·멀티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하고, HILLS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했다. 어릴 때부터 버스가 좋았던 작가는 초등학교 시절 강원도에 살 때 늘 버스를 타고 다녔다.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창밖 풍경을 보며 차오르는 생각들이 좋았다고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오롯이 세상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는 버스. 이 버스에 함께 오른 이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따뜻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 작품을 만들었다. 첫 작품인 《버스》로 2018년 AI37selected winner와 3×3 picture books show distinguished merit를 수상했다. 《버스》의 후속 작품이자 2019년 출간 예정인 《버스 안》은 2018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진행한 ‘언-프린티드 아이디어’전에 선정되어 작품이 전시되었고, 관람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