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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그림책 『카피바라가 왔어요』는 우루과이 출신 작가 알프레도 소데르기트의 작품으로, 안전하고 평화로워 ‘보였던’ 한 농장에 야생 동물인 카피바라 무리가 찾아오면서 마주하게 되는 편견과 오해, 더 나아가 그를 뛰어넘는 연대와 환대를 그린다. 2020년 첫 출간 이후 묵직한 사회 메시지를 절제된 미학과 영화적 연출로 영리하게 풀어냈다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으며, 스페인어권 최고의 어린이·청소년 도서에 주어지는 ‘콰트로가토스 재단 문학상’을 수상하고, 독일 뮌헨 국제청소년도서관 추천 도서 목록 ‘화이트 레이븐스’와 미국 뉴욕공공도서관 ‘좋은 어린이책’에 선정되며 그 작품성을 증명해 보였다. 또한 교육 현장에서도 ‘낯선 존재를 대하는 태도나 편견을 허무는 방식에 대해 토론하기 좋은 그림책’이라는 호평을 얻으며 국내외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카피바라가 왔어요』는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우화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다층적인 주제와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타인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왜 필요한지 일러 주고, 어른 독자들에게는 우리 혹은 사회가 쌓아 올린 보이지 않는 벽을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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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보도자료

타자를 마주하는 태도에서 발견하는 우리 안의 질문

 

『카피바라가 왔어요』는 어느 한적한 농장에서 시작된다. ‘안전’하고 ‘모두가 편안’하며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 이곳에서 닭들은 매일 다를 것 없는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사냥꾼들을 피해 숨을 곳을 찾던 카피바라 무리가 농장에 찾아온다. 카피바라라는 야생 동물의 등장은 닭들에게 그 자체로 위협이자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결국 닭들은 오갈 데 없는 카피바라들에게 엄격한 규칙을 강요하며 자신들과 섞이지 않아야 한다고 엄포를 놓는다. 하지만 어린 카피바라와 병아리는 서로에게 느끼는 호기심과 호감으로 이 견고한 경계와 차별의 울타리를 가뿐히 넘는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닭들도 카피바라 무리가 자신들에게 ‘위협’이 아닌 ‘연대’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자신들이 살고 있던 농장이야말로 ‘통제와 억압’의 공간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카피바라가 왔어요』는 타자 혹은 이방인을 향한 장벽을 허무는 것은 그 존재를 편견 없이 바라보는 순수한 호기심과 환대라는 점을 보여 준다. 더불어 그로 말미암아 우리 역시 스스로를 가두고 있던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일깨운다. 낯선 존재에게 기꺼이 곁을 내어주는 마음은 우리의 세계를 더 넓고, 더 깊이 확장시킨다.

 

작가의 유년 시절에서 길어 올린 차별과 배제의 기억

 

『카피바라가 왔어요』는 작가가 유년 시절에 마주했던 한 풍경에서 출발했다. “저희 외조부모님은 낡고 오래된 다세대 주택 단지에 사셨습니다. 그곳에 사는 모두가 가난했지만, 그중에도 더 가난한 이웃들이 있었지요. 사람들은 그들을 ‘카핀초(카피바라를 의미하는 스페인어 ’Carpincho’에서 r 발음이 빠진 멸칭)’라고 불렀습니다. 덜 가난한 이들이 더 가난한 이들을 차별하는 풍경이 그 동네에선 너무나 당연했어요. 카핀초의 부모도, 자식도 대를 이어서 그렇게 불렸고요. 일고여덟 살에 불과했던 저는 우리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지만 넘을 수 없었던 그 장벽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작가는 이 불편하고도 수수께끼 같은 기억을 어릴 적 주변에서 흔히 보았던 동물 카피바라가 등장하는 이야기로 엮어 냈다. 단순한 동물 의인화를 넘어, 위기와 불안에 처할수록 나와 다른 존재를 쉽게 밀어내고 낙인찍는 우리 사회의 태도를 날카롭게 포착한다.

 

책과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알프레도 소데르기트의

예술적 깊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

 

‘문학과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허문 시각 스토리텔러’라고 평가받는 알프레도 소데르기트는 그림책 작가, 일러스트레이터로서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다채로운 예술 세계를 구축해 왔다. 『카피바라가 왔어요』 역시 작가의 오랜 경험과 내공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간결하고 담백한 텍스트와 무채색의 그림이 자아내는 행간은 독자들에게 생각의 여백을 열어주고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 발견하게 만든다. 더불어 그림의 배경에는 작가가 나고 자란 우루과이의 시골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쩐지 메마르고 쓸쓸한 자연 풍경은 사냥꾼들의 횡포와 닭들의 경계에 내몰린 카피바라들의 처지를 은유하는 한편, 아늑하고 평온해 보였던 농장 역시 보이지 않는 통제와 불안에 갇힌 공간이었음을 드러낸다. 문학적이면서도 유려한 시각 언어, 영리한 화면 구성, 그리고 그 안에 깃든 날카로운 문제의식까지. 그림책 『카피바라가 왔어요』를 통해 알프레도 소데르기트라는 작가의 진면목과 매력을 오롯이 마주해 보자.

 

일러스트레이터 소개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alfredosoderguit

1973년 우루과이 로차에서 태어나 몬테비데오에 살고 있습니다. 우루과이대학교에서 미술을, 우루과이영화학교에서 아트 디렉션을 공부했습니다.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50여 권이 넘는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우루과이 아동문학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받았고,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에 작품이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림책 작업과 더불어 팔레르모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2013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초연된 첫 장편 애니메이션 [내 이름은 아닌아]로 평단의 주목과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그림책 『카피바라가 왔어요』는 독일 뮌헨국제어린이청소년도서관(IYL)의 세계적인 어린이책 리스트 ‘화이트 레이븐스’와 뉴욕공공도서관 ‘좋은 어린이책’에 선정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