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외롭게 살아 온 사람은 또 외로운 사람의 시린 마음을 어루만질 줄 아나 봅니다. 연극을 좋아하지만 목소리가 너무 작아 연극 배우가 되지 못하고, 무대 앞 작은 상자 안에서 배우들이 잊은 대사를 불러 주는 일(프롬프터)을 했던 오필리아. 이제 늙어 할머니가 된 오필리아의 눈에는 주인 없는 슬픈 그림자들이 보였나 봅니다. 독일의 작가 미하엘 엔데가 쓴 환상적인 이야기『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에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껴안고 사는 쓸쓸한 노인의 아름다운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프리드리히 헤헬만(1948~2024)은 독일의 대표적인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빈 미술아카데미에서 수학하며 환상적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한 독보적인 화풍을 구축했습니다. 미하엘 엔데의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을 비롯한 여러 문학 작품의 그림을 맡았으며, 섬세한 빛과 어둠의 대비, 몽환적이고 시적인 연출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