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을 안고 고심하는 어린 소년의 마음을 가볍게 해 주는 그림책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아이들은 첸의 비밀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첸만의 비밀이니까요. 동양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듯한 이야기와 그림이 정겹습니다.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은 한 사람씩 돌아가며 자신의 비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하지만 첸은 어두운 기억에 짓눌려 아무 이야기도 할 수 없습니다. 어느 날 정원사 할아버지가 첸에게 신비스러운 은행나무의 전설을 들려줍니다. 아주 커다란 비밀을 지닌 사람들이 각자 종이에 비밀을 적어 은행나무 가지에 걸어놓는 것입니다. 그 후 강한 바람이 불어와 종이를 날려 보내면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비밀로부터 해방될 수 있습니다. 첸은 다른 사람들처럼 비밀을 적어 은행나무 가지에 걸어둡니다. 거센 돌풍에 날아가 버린 것은 첸이 적어둔 비밀의 종이만이 아니랍니다. 첸의 마음속을 무겁게 누르고 있던 비밀도 날아가 버렸거든요. 이제 첸은 다른 친구들에게 마음을 엽니다. 이 책은 섬세하고 시적인 이야기와 바람처럼 가볍고 경쾌한 삽화가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1957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태어났습니다. 현재 파리에서 살고 있는 트뤼옹은, 어머니는 프랑스 사람이지만 아버지가 베트남 사람이어서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특히 많습니다. 수많은 그림책을 펴낸 그는, 1995년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밝고 따뜻한 색상을 추구하며
독특한 그림 세계를 펼치고 있는 트뤼옹의 작품은 마치 고갱의 그림을 떠올리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