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더디게 배우는 것 때문에 조급해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그림책이에요. 아기 호랑이 레오는 글도 못 읽고, 그림도 못 그리고, 음식물도 잘 흘리고, 말도 한 마디도 못 했어요. 그야말로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었답니다. 레오의 부모님은 걱정이 되면서도 조심스레 레오를 살폈지요. 하지만 걱정하지 말라고, 어린이들에게 각자 적당한 때가 있음을 말합니다. 구불구불한 선 속에 담긴 레오의 표정과 몸짓이 재미있어요.
뚱한 표정의 레오. 친구들은 말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쓰는데, 레오는 뭣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습니다. 아빠는 레오한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조바심이 납니다. 행여 오늘 달라질까, 내일 달라질까 밤낮으로 레오를 살핍니다. 그런 아빠에게 엄마가 점잖게 충고합니다. 보고 있으면 더 못한다고요. 호랑이 세계에서도 역시 엄마가 교육에 있어서는 한 수 위인가 보네요. 아빠는 레오를 살피는 것을 그만둡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글에서는 레오를 지켜보지 않았다고 나오지만, 그림 속에서는 다른 일을 하면서도 눈동자는 레오를 향해 있는 아빠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무리 여유를 가지려고 해도,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관심이 가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지요.
하지만, 눈 내리는 겨울이 지나고 꽃봉오리가 맺히는 봄이 와도 레오는 여전합니다. 친구들이 눈으로 코끼리를 만들고 새를 만들고 놀 때, 레오는 특유의 표정을 하고 얼음 구덩이에 빠져 있고, 친구들이 꽃으로 목걸이를 만들고 놀 때도, 시든 꽃 한 자루를 들고 멍하니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놀던 레오가 드디어 달라졌어요! 활짝 핀 꽃처럼 레오도 활짝 피었어요. 글도 읽고, 글씨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말도 하게 됐어요. 더 이상 뚱한 표정의 레오가 아닙니다. 전에는 한 번도 웃지 않았던 레오. 레오의 밝은 표정을 보니 그 동안 말 한 마디 못 했지만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음을 알겠습니다. 자신이 다른 친구들보다 늦는다는 걸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니었어요. 어쩌면 부모보다 더 속이 탄 건 레오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레오를 부모가 더욱 다그쳤다면 레오는 더욱 괴로웠겠지요. 이제 레오는 자신 있게 말합니다. “내가 해냈어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