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계속 되면 도마뱀을 잡아 온 마을 사람들이 기우제를 지내는 풍습을 그림책에 담았습니다.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 열네 번째 권입니다. 풍수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못된 용왕이 마을의 물을 다 빼앗아 갔다면서, 물 밖에서 작은 도마뱀으로 변한 용을 잡아 혼쭐을 내라고 해요. 도마뱀을 독에 가둔 아이들은 독을 두드리면서 물을 내놓으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기우제’는 가뭄이 닥쳤을 때 비가 오기를 바라며 지내는 제사로, 물은 예로부터 농사를 지어온 우리 민족에게 생명처럼 소중했다. 가뭄이 들면 어른들은 산꼭대기에 소나무 가지를 쌓아놓고 불을 질러 비구름을 부르거나, 버드나무 가지로 주둥이를 막은 물병을 처마 밑에 거꾸로 매달아 물이 떨어지게 하며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우리 조상들에게 용은 신비한 능력을 지닌 동물이자 물을 다스리고 비를 내려주는 신이었다. 그래서 조상들은 비가 내리지 않아 가뭄이 들면 용에게 비를 내려달라며 기우제를 지냈다. 가뭄이 극심해지면 아이들은 ‘동자 기우제’를 지냈다. 사내아이들은 용의 화신인 도마뱀을 잡아 독에 넣고 막대기로 독을 치면서 비를 부르는 주문을 반복적으로 외치면서 용을 놀리고 협박했다. 용과 가장 닮은 도마뱀을 가두고 위협하면 용이 끝내 항복해 비를 내려 주리라 믿었던 것이다.
<도마뱀아, 도마뱀아 비를 내려라>는 이러한 ‘동자 기우제’를 재미있는 이야기와 그림으로 들려준다. 가뭄이라는 재앙 앞에서 어른과 아이들, 너 나 할 것 없이 온 마을 사람들이 하나로 뭉쳐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했던 공동체 정신도 담겨 있다. 다채로운 색감의 선에 화려한 색을 더한 감각적인 그림은 아이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도마뱀에게 비를 달라는 모습과 비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애쓰는 도마뱀의 모습을 유쾌하게 표현했다. 간절하게 바라던 비가 내렸을 때 사람, 동물, 식물 등 모든 생물들이 환호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해갈의 기쁨과 대자연의 생동감이 잘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