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의 동화「성냥팔이 소녀」가 보스니아 내전 당시 죽어간 소녀의 이야기와 맞물리며 전개됩니다.「성냥팔이 소녀」의 이야기에 보스니아 내전의 비참한 장면을 그린 그림과 성냥팔이 소녀 그림이 교차됩니다. 그림 밑에는 보스니아 종군 기자가 쓴 책「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에서 발췌한 짤막한 글이 실려 있습니다. 불쌍하게 죽어간 동화 속 주인공과 현실의 주인공이 서로 닮아 있습니다. 회색빛 그림에서 전쟁의 참혹함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제정신이 아닌 저격수들의 총탄과 이글이글 타오르는 포탄의 화염 속에 죽어 가는 사람들. 쫓기는 눈빛으로 마실 물을 찾고 얼어 죽지 않으려고 나무와 책을 불태우는 사람들. 배를 찢는 듯한 굶주림의 고통. 남자든 여자든 어른이든 아이든 가리지 않고 목숨을 빼앗아 가는 공포... 조르주 르무안이 20세기의 가장 잔인한 전쟁으로 알려진 보스니아 내전의 기억을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 속에 살려 냈습니다. 사라예보에 갇힌 한 소녀의 모습이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를 떠올리게 하고, 어른들의 전쟁으로 상처 입고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생각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