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알츠하이머라는 무서운 병에 걸리자, 메리는 너무나 슬펐어요. 전처럼 할머니와 함께 장을 볼 수도, 초콜릿 케이크를 만들 수도 없었어요. 게다가 할머니는 메리와의 많은 기억들을 점점 잊어 갔어요. 이제 메리가 할머니를 보살펴 드려야 할 때예요. 할머니가 메리에게 하셨던 것처럼 말이지요. 이 책에 글을 쓴 벨기에 작가 베로니크 판 덴 아벨은 ‘사랑하는 사람이 병에 걸린 막막한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를 보여 주기 위해’ 이 이야기를 썼다고 합니다. 나를 가장 사랑해 주던 누군가가 나를 기억에서 점점 지워 간다는 것은 슬프고도 무서운 일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그와 비슷한 일을 겪는 사람들을 보듬고 따스한 위로를 건넵니다. 그리고 화자인 메리의 입을 빌어 얘기합니다. ‘지금 우리 할머니는 예전과 많이 다르지만, 그건 할머니 잘못이 아니라 무서운 병 때문’이라고. 아이들이 접하기 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 가족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절실한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책입니다. 에피소드를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서술한 점, 그리고 할머니가 손녀와의 특별한 암호인 ‘금붕어 뽀뽀’만은 잊지 않았다는 희망적인 엔딩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겨줄 것입니다.
벨기에의 생뤽 미술학교에서 그림을 공부했고, 지금은 그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1991년부터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30여 편의 작품을 출간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작은 빨간 토끼>, <마린과 루이자>, <꼭 껴안는 건 너무 좋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