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수. 고운 이 낱말은 한강의 옛 이름입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 세 나라로 우리 나라가 나뉘어 있던 때에 한강을 이렇게 불렀대요.『아리수의 오리』는 이 아리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투고 전쟁을 벌이던 백제와 신라가 강가에서 알을 품고 있던 오리 한 마리 때문에 화해를 하고 평화를 찾게 된 이야기입니다. 서로의 적을 향해 갈퀴를 휘날리며 달려 가던 두 나라의 장군. 땅을 차지하려고 벌이는 전쟁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가슴에 새기게 됩니다.
아리수 강가에 끝없이 펼쳐진 금물벌. 봄·여름에는 초록색으로, 가을에는 황금색으로 아름답고 풍요롭게 흔들리는 들판입니다. 백제와 신라 두 나라는 이 금물벌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지요. 두 나라 군사들이 거의 맞붙게 되었을 때쯤, 신라의 모현랑이 갑자기 말을 멈추고, 백제의 장군도 군사들에게 서라는 손짓을 보냅니다. 아리수 강가에서 알을 품고 있던 오리를 발견한 것입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두 나라 군사들은 알이 깨어날 때까지 군사를 마주하고 서 있습니다. 매일 아침 오리 둥지를 쳐다보며 알이 깨어났나 살펴 보던 두 나라 사람들에게도 서로 사이좋게 살아 갈 길이 열립니다.
회색과 갈색 톤으로 그린 그림은 전쟁이라는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이 잘 드러나게 그려져 있습니다. 달리는 말에 대한 묘사가 힘차서 책 읽는 사람을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 들이기에 충분합니다. 밤하늘 아래 알을 품고 있는 오리를 그려 놓음으로써 생명의 숭고함을 전해 받게 하여 줍니다. 전쟁을 멈추게까지 할 만한 힘을 가진 오리인데, 좀더 따스하게 생명이 느껴지도록 그려졌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 한 가지가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