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다룬 생활 동화
동원이가 늑대 역할을 좋아하게 되고, 다음부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이 무엇이든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됐다면 이 책도 결국 어린이에게 은근히 교훈을 강요하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오히려 사실적인 전개와 마무리를 제시하며 유치원 연극 발표회를 소재로 흔히 있을 법한 짧은 에피소드를 통해 어린이의 감정을 가볍지만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여린 심성의 어린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크고 작은 좌절과 분노에 대한 묘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으며, 이러한 것들을 가장 어린이다운 방법으로 해소하는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동원이의 감정을 따라가며 함께 시무룩해지기도 하고, 함께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며 자기들의 마음과 꼭 같은 결말에 웃음 지을 것입니다. 또한 동원이의 친구들이 ‘염소’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 동원이를 따돌리고 재미있어 하는 것 역시 어린이들의 또 다른 구석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지요.
익살스러우면서도 인물의 감정이 잘 드러나 있는 아기자기한 그림이 볼거리가 많은 그림책입니다. 직물과 종이 패턴, 사진 등을 적절히 혼합한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여 더욱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선생님이 읽어 주는 책 속에 등장하는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 이야기와, 아이들의 연극 장면을 비교하며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