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용
우리는 흔히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판단하려 합니다. 피부색이 검은 사람은 더럽고 미개하다, 차림새가 허름하면 인성도 허름할 것이다……. 궁색하고 옹졸한 논리로 마음 속에 높은 장벽을 쌓고 쉽게 그 문을 열지 않습니다. 슈테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슈테피는 생김새도 다르고 말도 서툰 낯선 아이 아이샤에게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그러나 체육관 사건을 계기로 피부색이나 국적은 마음을 나누는 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음을 깨닫고,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눈부신 여름을 보냅니다. 하지만 두 소녀의 우정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합니다. 슈테피에게 있어 아이샤는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친한 친구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그저 가난하고 어울려서는 안 될 이방인일 뿐이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편견과 하대 속에서 하루하루 고단한 타향살이를 이어가던 아이샤네 가족은 결국 독일 사람들로부터 쫓기듯 레바논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슈테피는 원치 않는 이별에 눈물을 흘리며, 아이샤가 아니면 누구도 채울 수 없는 자리를 가슴 한켠에 남겨 둡니다. 얼마 후 또다른 이방인 친구가 전학을 오자, 슈테피는 자신이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 소녀에게서 아이샤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손을 번쩍 들어 마음 속에 남아 있던 빈 자리로 낯선 친구를 이끕니다. 아이샤와 함께 하면서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진심으로 포용하는 법을 배웠던 것입니다. 이방인 친구를 통해 불신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진 한 독일 소녀가 던지는 메시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와 피부색이 달라도, 우리말이 서툴러 때로는 이해할 수 없어도 업신여기거나 깔보지 않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불신과 선입견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면 낯선 외국인도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말입니다. 문화의 차이로 인해 하마터면 깨질 뻔했던 두 소녀의 우정은, ‘다름’ 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사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