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산에 사는 호랑이가 아니야. 바람고개 구름고개 이산 저산 숨어 살피지, 사람 해코지하는 짐승 바람무늬로 다스리지, 죄 없는 짐승 괴롭히는 사람 구름무늬로 혼쭐내지, 그러게 잠잠 나타나서 남몰래 도와주는 암행어사 호랑이지.
암행어사 호랑이가 꼬리고개 돌 때 치렁치렁 치마폭에 아홉 꼬리 감추고는 사람을 홀려 잡아 먹으려는 여우를 만납니다. 혼을 내 주려고 하던 참에 아홉 꼬리 못된 여우가 비녀를 뽑아 달려들지요. 옆구리에 비녀가 쑥 박혀 아파하고 있는 암행어사를 지나가는 나그네가 구해 줍니다. 은혜를 갚을 줄 아는 호랑이는, 나그네를 잡아 먹으려 드는 구미호를 물리쳐 주지요.
《암행어사 호랑이》의 글을 읽다 보면, 절로 어깨춤이 들썩이고, "얼쑤", "그렇고말고" 같은 추임새가 금방이라도 나올 듯합니다. 꼭 신명 나는 판소리 한마당이 벌어지는 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생동감 있는 말의 운율과 가락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져 글을 읽는 아이들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