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지 않은 글과 커다랗고 강렬한 그림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유쾌하게 전달하는 작가의 장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나는 그림책입니다. 서로 반대편에 살고 있는 괴물 두 마리의 다툼을 통해 자신의 입장만 고집하여 상대방을 헤아리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풍자합니다. 내 것만 고집하기를 버리면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산 서쪽에는 파란 괴물이, 반대편 동쪽에는 빨간 괴물이 살고 있습니다. 산에 뚫린 구멍으로 서로 이야기를 하며 지내지만 서로의 모습은 볼 수 없답니다. 서쪽 괴물은 낮이 떠나고 있다 하고, 동쪽 괴물은 밤이 오고 있다 말합니다. 밤이 떠나고 있다 하면 낮이 오고 있다고 말하지요. 둘은 서로 상대방의 말이 틀렸다며 급기야 돌을 던지는 싸움까지 벌입니다. 점점 더 큰 돌이, 바위들이 서로에게 던져집니다. 괴물들이 벌이는 싸움의 끝은 어디일까요?
>>> 출판사 리뷰
편견과 아집을 버리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돼요!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동쪽 괴물과 서쪽 괴물은 각각 ‘밤이 오고 있다’, ‘낮이 떠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상대방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도,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면서 화내고 잠 못 자고, 결국은 마구 욕을 퍼부으면서 산 위로 돌을 던지며 싸웁니다.
하지만 산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다음에야, 둘은 자신들이 알고 있던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엉터리 소리를 한다며 화를 냈던 상대방을 이해하면서 서로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곧 화해하지요. 높은 산에 가려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없었기에 자신이 보고 있는 세상이 전부인양 다른 사람의 입장은 헤아리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며 어처구니없는 싸움을 벌이는 두 괴물을 보면서, 사람들이 왜 편을 가르고 화를 내고 서로에게 돌을 던지며 싸우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이 작품은 왜 싸움이 일어나고,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심각하게 따져 묻지 않습니다. 어떤 문제든 복잡하게 생각하고 복잡하게 해결하는 어른들과 달리, 우리 아이들이 친구들과 곧잘 싸우고도 아무렇지 않게 쉽게 어울리듯이 아주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내지요. 거기다 마지막 장면에 가서는, 신통방통하게도 두 괴물이 각자의 자리가 아닌 상대방의 자리에 앉아 깔깔대면서, 자신들의 싸움 때문에 무너진 산에게 미안하다고까지 합니다. 둘의 싸움이 괜한 산을 무너뜨리게 했으니 미안할 만도 하지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곧바로 수긍할 줄 아는 아이다운 모습입니다.
기발한 재치와 유머로 명쾌하게 메시지를 전하는 영국 그림책 작가 데이비드 맥키! ‘전쟁’이니 ‘평화’니 하는 무거운 주제라도 데이비드 맥키라면 심각하지 않게, 경쾌하게, 우화적 방식으로 재밌게 보여줍니다. 자신이 보고 있는 세상이 전부라고 믿는 현대인들을 향해 일침을 놓고 있는 이 책에서 그는 말합니다. 편견과 아집을 버리라고! 그러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다고요. 서로를 가로막고 있는 무시무시한 장벽-편견, 아집, 오해, 미움, 불신 등을 버려야 ‘나’와 함께 살아가는 ‘너’가 보이고,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가 보이면서 서로를 받아들이게 되고, 보다 평화롭고 행복할 수 있다고요.
책장을 덮고 나면, 잠시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진 뒤 동독과 서독이 서로를 끌어안으며 기뻐했던 모습이 스칩니다.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남북을 가로막고 있는 벽을 허물고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 봅니다. 동쪽 괴물과 서쪽 괴물처럼 킬킬대면서 너무도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그날을요.
아이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글과 그림
데이비드 맥키의 글과 그림은 우리 아이들의 시선을 확 잡아끕니다. 글은 꼭 할 이야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림도 아주 선명하죠.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강렬한 두 괴물에 빠져들게 되며, 저절로 우스꽝스런 행동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얼굴도 모르면서 안부를 전하는 두 괴물의 천진난만한 표정이라든가, 화가 잔뜩 나서 잠도 못 자고 퉁퉁 부어 있는 표정이랄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해서 코를 벌름거리며 씩씩대는 모습에 금방 동화되지요. 그러다가 산이 무너진 뒤 악수를 나누며 화해를 하고는 각자가 서 있던 자리가 아닌 상대방의 자리에 앉아서 낄낄대는 모습을 바라볼 때면, 깔깔깔 웃음이 나오지만, 그 속에 담긴 작품의 깊이와 여운에 가슴이 절로 따뜻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