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 당시 죽어 간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가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분단의 아픔을 들려주고 전쟁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묻고 있습니다. 우리 역사의 슬픈 진실을 날카롭지만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낸 이 책은 권정생 선생님이 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에 쓰셨던 이야기로 돌아가신 후에야 책으로 나왔습니다. 왁스를 화면 전체에 바르고 긁어내 이미지를 만들고 유화 스프레이를 뿌려 마감한 그림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색의 변화를 주며 이야기와 어울리는 분위기를 드러냅니다.
바람기 없이 고요한 달밤, 치악산 골자기 어디쯤에서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가 부스스 일어납니다. 두 사람은 둥근달을 쳐다보며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30년쯤 전에 떠나온 고향 이야기, 치악산 골짜기에서 죽어간 이야기도 합니다. 아홉 살 곰이는 전쟁이 왜 일어난 것인지 궁금하고 엄마도 보고 싶지만 이젠 그럴 수 없는 처지입니다. 인민군이었던 오푼돌이 아저씨는 같은 단군 할아버지의 자손들끼리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며 죽음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던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데…….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이사를 자주 다녔는데, 새 집으로 이사 갈 때마다 새 도화지를 잔뜩 선물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이사를 나갈 때마다 도배를 새로 해 주어야 했지만, 그래도 벽에 그림 그리며 노는 일보다 좋은 놀이는 없었습니다. 늘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그림으로 보여 주면서 사람들에게 뜻을 전하는 것이 더 쉬웠습니다. 서울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 있는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s) 대학원에서 공부했습니다. 『폭죽 소리』『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엄마의 고향을 찾아서』『새미 리』 같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